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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벽을 넘어/국내 및 동아시아

쓰루오카하치만구, 대불(다이부쓰), 가마쿠라문학관 / 가마쿠라

by DoorsNwalls 2024. 9. 18.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은 도쿄와 오사카, 교토, 나라 같은 대도시를 떠올리기 쉽다.도쿄 바로 옆에 자리한 작은 도시, 가마쿠라(Kamakura)는 역사와 문화, 전통과 여유로움이 넘치는 도쿄 안의 작은 교토와도 같은 고도古都 이다.
 
12세기 말, 일본 최초의 무사 정권인 가마쿠라 막부가 세워졌던 이곳은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도쿄에서 불과 1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현대 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자연과 역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완벽한 여행지이기도 하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가마쿠라역 -> 가마쿠라경찰서 -> 쓰루오카하치만구 -> 다이부쓰(대불)
-> 가마쿠라문학관이다.

 
갑자기 왜 경찰서냐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곳은 당시 일본에서 촉망받던 작가였던 김사량이 잡혀온 곳이다.

가마쿠라에는 많은 문인들이 살아서 가마쿠라 문사라는 말이 있다. 문인들이 많이 산 곳이라 호감을 느껴서인지 그도 1941년 무렵 주거지를 가마쿠라로 옮겼다. 김사량은 1941년 12월 9일(‘태평양전쟁’ 개전 다음날)에 사상범예방구금법思想犯予防拘禁法에 의해 가마쿠라경찰서에 구금되면서 일본에서의 창작 활동에 마침표를 강제적으로 찍었다. 
 
가마쿠라에 올 때면 김사량을 생가갛며 가마쿠라역에서 가까운 이곳에서부터 여행과 답사를 시작한다.

가마쿠라경찰서

 
아래 사진은 조작을 잘못해서 밝기가 최대로 잡혀 있었던 것 같다. 무언가 심령 사진 같기도 하다.

가마쿠라경찰서

 
다음 행선지는 쓰루오카하치만구다. 이곳에도 3-4번 이상 와서 사진이 꽤 많은데 외장하드 하나를 놓고 와서
여러모로 제약이 많다.
 
쓰루가오카하치만구의 역사는 106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미나모토노 요리토모가 오슈 지역을 진압하고 가마쿠라로 돌아왔을 때, 가마쿠라 해안 근처에 하치만 신을 모시는 신사를 세워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종교적 장소를 넘어서 막부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했다.
 
요리토모는 일본인들이 사랑하는 요시쓰네의 형이며, 권력 다툼을 하다 동생을 죽인다.

미나모토노 요시쓰네

 
쓰루오카하치만구 입구 사진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왔다. 외장하드를 가져온다 해도 이것보다 잘 찍을 자신은 물론 없다.
 

쓰루오카하치만구

 
그래도 위에서 입구를 찍은 사진은 남아 있다.

쓰루오카하치만구

 
내가 이곳에 간 날 마침 전통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다. 
하객도 아니면서 한참을 머물며 식을 봤다.
 

쓰루오카하치만구
쓰루오카하치만구

 
모셔둔 미코시神輿(신여) 인듯 하다. 
마쓰리에 쓰이는 신여는 사실상 이동식 신사라 할 수 있다. 신을 모시고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행진하는 방식이다. 이곳의 신여는 색이 바래 있어서 오랜 역사를 느낄 수 있었다.

쓰루오카하치만구
쓰루오카하치만구

 
쓰루오카하치만구를 나와서 점심을 먹기 위해 주변 상점가를 걸었다.
 
 

가마쿠라 상점거리
가마쿠라 상점거리

 
마이치니신문의 배급소인 것 같은데 풍경이 쇼와 초기나 일제 시대라고 해도 크게 위화감이 없다.

가마쿠라 상점거리

 
점심을 먹고 찾아간 곳은 가마쿠라 다이부쓰( 大佛대불)이다. 가마쿠라막부 시기에 만들어진 높이가 약 11.3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청동 불상인데 처음부터 지금의 형태는 아니었다. 처음에는 목조 불상이었는데 여러 번의 자연재해로 인해 소실된 후,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청동 불상으로 만들어졌다.
 
 

가마쿠라 다이부쓰

 
 
 

가마쿠라 다이부쓰

 
뒷 부분을 확대해서 찍었는데 환풍구 같기도 하고, 로봇의 뒷모습 같기도 하다.

가마쿠라 다이부쓰

 
다이부쓰에 가면 꼭 가봐야 하는 곳이 관월당이다. 
 
  단청으로 채색된 이 건물은 원래 서울 조선왕궁에 있던 것으로 1924년(대정13년) 스기노 기세이 씨에 의해 이곳에 기증되었습니다. 가마쿠라 33관음 영장(靈場)의 23번째 절인 이곳에는 에도 후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목조 관음보살입상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망국의 슬픔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할까. 일본 곳곳에는 이런 곳들이 있다. 교토 아라시야마에서도 그 흔적이 있다. (그건 아라시야마 포스팅에서 다룰 예정이다)

 
 이하의 기사에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다. 
 
조선의 궁궐 관월당 건물, 가마쿠라에서 한숨짓다 (koya-culture.com)

관월당 안내판
망국의 슬픔을 간직한 관월당
망국의 슬픔을 간직한 관월당
망국의 슬픔을 간직한 관월당

 
다음 행선지는 가마쿠라문학관이다. 가마쿠라는 문사들의 도시라 불리던 곳으로  가와바타 야스나리, 고바야시 히데오, 시마키 겐사쿠, 구메 마사오 등의 문인들이 이곳에서 살았다. 김사량이 구금됐을 때 석방을 위해서 힘써준 것도 이들이었다고 한다.
 
가마쿠라문학관에는 세 번 정도 갔었는데, 구글에서 찾아보니 2027년 초까지 휴관인듯 하다.
공식 홈페이지의 설명은 이렇다.
 
가마쿠라 문학관은 1936년에 준공된, 구 마에다 도시노리 가문의 가마쿠라 별저입니다. 대리석 난로와 스텐드글라스 등 지난 날을 회상하게 하는 실내에서 가와바타 야스나리 작가의 귀중한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녹음이 우거진 정원에는 봄가을 250그루의 장미가 흐드러지게 핍니다.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설국’에 등장하는 별장의 모델이 된 곳이기도 합니다.

 
가마쿠라문학관을 나와서 호텔로 향했다. 가는 길에 절 하나에 또 들렀는데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워낙 오테라가 많아서 특정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래서 사진을 제대로 찍어둬야 한다. 사진이 인상적이라서 올려둔다.

어디서 찍었는지 기억이.....

 
가마쿠라는 역도 무척 아름답다.

에노시마 가마쿠라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