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구 만주국 투어를 다녀왔다.
답사 일정 중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단연 안중근 의사와 관련된 장소들이었다. 역순이 됐는데 다이렌(대련)에서 다녀왔던 여순감옥도 며칠 내로 포스팅을 할 예정이다.
답사 루트는 단동->다이렌->장춘->하얼빈, 그리고 다시 역순으로 내려오다가 심양에서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는 일정이다.
장춘에서 하얼빈까지는 243km 떨어져 있고 자동차로 가면 2시간 반 쯤이다. 나는 고속철도를 타고 1시간 조금 더 걸려서 도착했던 것 같다.
포스팅을 하는 사이에 현빈 주연의 영화 <하얼빈>이 곧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얼빈은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바로 그 도시다.
고속열차에서 내려 하얼빈역 바깥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바로 역 근처에 있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하얼빈역을 바라본 모습. 고층 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토 히로부미 저격 사건이 일어난 날은 1909년 10월 26일.
100년이 훌쩍 넘어 그 시절의 풍경은 기대할 수 없다.
역 왼쪽으로 돌아가자 한자로 명패가 달려 있는 안중근의사기념관이 나왔다.
1909년 10월 26일. 거사 당일의 모습을 담은 그림도 전시돼 있다.
사진이 왜 없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그 장소가 표시돼 있는 곳도 있었다. 사람들이 거기에 서서 안중근 의사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사진 촬영이 금지였는지 어떤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이래서 바로바로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모와 가족을 남겨두고 30살이 갓 지난 그는 어떤 심정으로 방아쇠를 당겼을까.
그의 초상화와 함께 최후의 유언도 걸려 있다. 그 아래에 방명록도 있는데 한국인만이 아니라 중국인들의 글귀가 꽤 많았다.
전시의 설명처럼 그의 유해는 여전히 찾지 못 하고 있다.
한중 협력으로 여순감옥 근처를 몇 차례 발굴했지만 말이다. 여순감옥을 감독 통제했던 일본 정부가 기록을 공개할 때가 아닌가 싶다.
안중근의사 기념관을 나와서 하얼빈 시내를 답사했다.
러시아정교회 상당인 성 소피아 성당의 위용이 멋지다.
이효석의 <하얼빈>을 읽고 그 흔적을 찾아 떠나본다.
함께 간 국문과 교수님이 설명을 해주셨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모던 호텔. 여기가 이효석과 관련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명확하지 않다.
시내를 돌아보고 송화강 페리를 타러갔다.
몽골이 강대하던 시절 송화강이 얼기를 기다렸다 러시아 원정을 떠나는 장면을 러시아 영화에서
본 기억이 난다.
페리에서 내려 시내에 있는 서점에 들렀다.
중국어로 된 책만이 아니라 일본어 서적이 있어서 몇 권 사왔다.
서점을 나와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마트료시카를 파는 러시아인 가게에 들렀다. 사진을 찍었던 것 같은데 찾아보기 힘들다. 러시아와 교류가 활발해서 그런지 마트료시카 가격이 한국의 1/5 정도였던 것 같다. 품질도 괜찮아서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아이들 책장을 지키고 있다. 물론 안에 있던 작은 인형 몇 개는 사라져서 없지만 말이다.
마트료시카를 산 후, 짐을 정리해 다시 하얼빈역으로 향했다.
다음 목적지는 심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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