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아는 여자사람 동생을 만나 기념관을 방문한 것도 이제 10년 전 쯤인 듯 하다.
바쁘게 살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10년이 한순간에 지나가 버린다. 그럴 때마다 조금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남자사람 형과는 도쿄 무덤기행을 다녔었는데 그것도 조만간 정리해서 포스팅을 할 예정이다.
이날 처음 방문한 곳은 구로다기념관이다. 우에노공원을 걷다 보면 도쿄도미술관을 지나 구로다기념관에 도착한다.
구로다기념관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한국어 설명으로 바로 연결된다.
일본 근대 서양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구로다 세이키(黑田淸輝)는 다이쇼(大正) 13년(1924)에 생을 마감하며 유산의 일부가 미술 장려 사업을 위해 쓰일 것을 유언했습니다. 그의 뜻을 받들어 쇼와(昭和) 3년(1928)에 준공한 것이 구로다 기념관입니다.
구로다기념관에 들어가면 그 유명한 '호반'이 걸려 있다. 기념관 안에서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었는지
사진은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기념관 홈피에서 설명과 함께 가져왔다.
하코네(箱根)의 아시노코(芦ノ湖)호수와 건너편에 있는 산을 배경으로, 더위를 피하는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그린 이 작품은 현재 <호반> 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메이지 30년(1892)에 열린 제2회 백마회전에는 <피서>라는 제목으로 출품되었습니다. 1900년에 개최된 파리만국박람회에서는 <지ㆍ감ㆍ정>과 함께 출품되었습니다.
메이지 30년 여름, 구로다는 테루코 부인과 함께 피서하러 하코네(箱根)에 머물렀는데, 그때 그린 그림입니다. 훗날 부인은 당시를 “내가 23살 때였는데, 호숫가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남편을 보러 갔더니 거기에 있던 돌에 걸터 앉아 주겠느냐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했더니 옳거니 내일부터는 그 모습을 그려보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비와 안개가 심한 날이 있어 결국 한달 정도 걸렸습니다.”라고 회상하였습니다. 일본의 여름 고지의 칙칙한 풍경, 습윤한 대기를 담박한 색조와 평활한 필치로 스냅숏 같은 구도를 이용, 능숙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구로다기념관을 나와 점심을 먹으러 우에노 아메요코 시장으로 향했다.
점심을 먹고 찾아간 곳은 하라주쿠역 근처에 있는 오타기념미술관이다. 우키요에 전문 미술관으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오타우키요에미술관으로도 알려져 있다.
우키요에란 '덧없는 세상의 그림'이라는 뜻인데, 이는 당시 도쿄의 유흥가를 부르던 별명을 빗댄 이름이다. 이 미술 양식은 상인 계급이 좋아하는 세속적이고 일상적인 주제를 다룬 것이 많다. 예를 들어 마을 사람의 일상생활이나 미인도, 여행 중 접한 멋진 경치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우키요에박물관의 설명이다)
오타우키요에미술관에서 일본인들의 우키요에를 향한 사랑과 자부심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전시를 보고 하루주쿠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먹고 귀가했다.
기념관과 미술관은 하루에 두 곳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그 이상을 보면 머릿속에서 뒤엉켜서 나중에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기서부터는 다른 날의 기록.
신주쿠골든가이에는 10번 넘게 가봤는데 몇 번인가는 주위만 맴돌다 다른 곳으로 간 적도 있다. 그 이유는 누군가를 안내해서 가면 일행이 4-5명 정도가 되니 안 그래도 좁은 골든가이 안의 바나 술집에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곳은 주로 2-3명 정도의 소인수로 갔었다.
신주쿠 골든가이는 일본 도쿄도 신주쿠 구청과 히나조노신사 사이에 있는 좁을 골목으로, 195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술집 200여 개가 밀집된 곳이다. 1950년대만 해도 매춘이 행해지던 사창가였으나 1958년 매춘방지법 시행을 계기로 술집 골목으로 변신했다(위키피디아 참조).
이 골목 어딘가 쯤 지인들과 자주 가던 나그네라는 술집이 있다. 나그네에 드나들었던 것도 이제 5년이 훌쩍 넘어가니 지금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코로나팬데믹으로 단절된 것이 참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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