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떠난 이탈리아 여행
아내와 함께 떠난 이탈리아 자유여행이었다. 인천공항에서 직항 비행기를 타고 로마로 향하며 설렘이 가득했다. 이탈리아는 이미 몇 년 전에 한 번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단체 여행이었기에 발걸음이 바빴다. 이번에는 좀 더 여유롭게 이탈리아를 느껴보고 싶어 자유여행을 계획했다.
밤늦게 로마 공항에 도착하니 공기는 차분하면서도 활기가 넘쳤다. 숙소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창밖 풍경을 바라보았다. 노란 가로등 불빛 아래, 오래된 건물들과 로마 특유의 분위기가 여행의 시작을 알리듯 맞아주었다.
콜로세움에서의 하루
다음 날 아침, 로마 여행의 상징과도 같은 콜로세움을 찾았다. 티켓을 미리 예매해 긴 줄을 기다릴 필요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거대한 경기장의 모습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콜로세움은 서기 80년경 티투스 황제의 명령으로 완성된 로마 제국의 대표적인 건축물이었다. 5만 명 이상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거대한 구조물은 검투사들의 격투, 야생동물 사냥, 모의 해전 등 로마인의 오락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전쟁과 자연재해를 겪으면서 점차 훼손되었다. 특히 18세기에는 대리석과 석재가 다른 건축물의 자재로 사용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남게 되었다. 붕괴된 부분이 많지만, 그 덕분에 세월의 흔적이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콜로세움의 지하 발굴 구역도 둘러보았다. 이곳은 검투사들이 대기하거나 야생동물들이 숨겨져 있던 장소로, 당시 로마인들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수로와 승강기 구조가 남아 있었다. 지하를 거닐며 로마 제국의 숨은 이야기를 상상해 보았다.
웅장한 계단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한때의 찬란한 영광과 지금의 무너짐이 대조적으로 느껴졌다. 시간은 모든 것을 바꿔 놓는다는 것을 이곳에서 실감했다.
폐허처럼 변한 포로 로마노
콜로세움에서 걸어 나와 포로 로마노로 향했다. 한때 로마 제국의 정치와 경제, 종교의 중심지였던 이곳은 지금은 폐허로 변해 있었다.
이곳은 고대 로마 제국의 정치, 경제, 종교 중심지였던 곳으로, 기원전 8세기경 로마 건국 초기부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기원전 6세기부터 본격적인 건설이 시작되었고, 기원전 1세기부터는 로마 제국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법정, 신전, 상업 시설 등 다양한 공공 건축물이 세워졌으며, 로마의 중요한 정치적 결정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로마 제국의 쇠퇴와 함께 포로 로마노는 점차 기능을 잃고, 건축물들이 파괴되거나 다른 용도로 재사용되었다. 오늘날 포로 로마노는 고고학적 유적지로 남아, 고대 로마의 역사를 증언하는 중요한 장소로 방문객들에게 과거의 영광을 보여준다.
특히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을 짓는 데 사용된 대리석과 석재들이 이곳에서 옮겨졌다고 한다. 강력했던 제국의 흔적이 종교의 중심지로 다시 태어났다는 사실은 흥미로우면서도 무상함을 느끼게 했다.
포로 로마노를 거닐며, 황폐한 풍경 속에서도 희미하게 남아 있는 웅장함을 상상했다. 찬란했던 과거도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변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바티칸으로 향하며
포로 로마노를 둘러본 후 우리는 바티칸으로 향하기로 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가톨릭의 중심지인 바티칸은 로마 여행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였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가 그려진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과 성 베드로 대성당의 웅장함을 직접 본다는 생각에 설렜다. 포로 로마노에서 바티칸으로 걸어가며 로마가 가진 다채로움을 떠올렸다. 고대의 찬란함, 중세의 유산, 그리고 현대의 활기까지 모두 어우러진 도시 로마는 한순간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이번 여행에서 얻은 감동은 우리에게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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