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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 전문 (2024.12.10) 한강 작가가 던진 문제의식을 관통하는 수상 소감문이라 블로그에 보관하고자 한다.다음의 두 질문이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 이하 전문이다. 폐하, 왕실 전하, 신사 숙녀 여러분. 제가 여덟 살이던 날을 기억합니다.오후 주산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갑자기 하늘이 열리더니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비가 너무 세차게 내리자 20여 명의 아이들이 건물 처마 밑에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길 건너편에도 비슷한 건물이 있었는데,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처마 밑에 또 다른 작은 군중이 보였습니다. 쏟아지는 빗줄기, 제 팔과 종아리를 적시는 습기를 보면서 문득 깨달았습니다. 저와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이 모든 사람들, 그리고 건너편에 있는 모든 사람들.. 2024. 12. 12.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문 ‘빛과 실’(2024.12.08)을 읽고 지난 주 3일에 있었던 충격과 공포의 사태로 인해서 블로그 업데이트를 멈췄었다. 그 사이에 한강 작가가 스웨덴으로 가서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하고 수상 기념 연설을 하는 것을 관심 있게 지켜 봤다. 노벨문학상으로 논문을 쓴 적이 있어서 그동안 나왔던 많은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연설문을 읽었는데, 그 중에서도 한강의 은 명문이다. 어떤 연설문은 문학 안에서만 맴돌고, 어떤 연설문은 종교적/유토피아적인 차원의 수사로 수렴되고, 어떤 연설문은 자신이 대가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되짚는다. 물론 모든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연설문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읽어본 범위 안에서는 2/3 정도는 그랬던 것 같다.  기존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연설문과 비교해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연설문 ‘빛과 실’ 에.. 2024. 12. 10.
이탈리아 여행 02-장벽에 둘러싸인 바티칸 시국 안에서 장벽에 둘러싸인 바티칸 시국Città del Vaticano: 두 번의 여정에서 발견한 매력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변했지만, 바티칸 시국을 여행하며 느꼈던 경외감은 여전히 생생하다. 10년 전, 첫 방문에서 이 작은 도시국가의 웅장함과 신비로움에 압도되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리고 최근 두 번째 방문에서, 시간과 경험이 쌓였음에도 불구하고 바티칸은 다시금 나를 놀라게 했다. 종교적 신념을 넘어 예술, 건축, 역사로 가득 찬 이곳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여행지임에 틀림없다.바티칸은 세상의 중심에서 세상의 끝처럼 고요하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 국가라는 점도 흥미롭지만, 그 규모를 넘어서는 문화적, 역사적 유산은 방문객을 사로잡는다. 이번 글에서는 바티칸 시국의 매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보.. 2024. 12. 3.
이탈리아 여행 01-ROME 콜로세움, 포로 로마노에서 아내와 함께 떠난 이탈리아 여행아내와 함께 떠난 이탈리아 자유여행이었다. 인천공항에서 직항 비행기를 타고 로마로 향하며 설렘이 가득했다. 이탈리아는 이미 몇 년 전에 한 번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단체 여행이었기에 발걸음이 바빴다. 이번에는 좀 더 여유롭게 이탈리아를 느껴보고 싶어 자유여행을 계획했다.밤늦게 로마 공항에 도착하니 공기는 차분하면서도 활기가 넘쳤다. 숙소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창밖 풍경을 바라보았다. 노란 가로등 불빛 아래, 오래된 건물들과 로마 특유의 분위기가 여행의 시작을 알리듯 맞아주었다. 콜로세움에서의 하루 다음 날 아침, 로마 여행의 상징과도 같은 콜로세움을 찾았다. 티켓을 미리 예매해 긴 줄을 기다릴 필요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거대한 경기장의 모습을 처음 마주했을 때.. 2024. 12. 2.
일본 오사카와 나라 여행기-오사카성, 호류지, 도다이지 etc 오사카성과 도요토미 히데요시 오사카성은 일본 역사에서 중요한 상징적인 존재이다. 이 성의 건립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을 통일하려는 목표로 시작되었다. 히데요시는 1583년에 오사카성을 축성하기 시작했고, 성은 그의 권력의 상징이 되었다.  그가 사망한 후, 일본의 권력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넘어갔다. 도쿠가와는 도요토미 가문과의 관계를 유지하려 했지만, 결국 도요토미 가문을 완전히 몰아내게 된다.  특히,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인 도요토미 히데요리는 도쿠가와의 권력 상승에 큰 장애물이 되었다. 히데요리가 자결하게 된 사건은 일본 역사에서 큰 비극 중 하나로, 1615년 오사카 전투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군대에 의해 패배한 후 히데요리와 그의 가족은 처형당했다.  당시 히데요리가 자결한 장소에는 .. 2024. 11. 30.
교토와 고베 여행-기요미즈테라, 니조죠, 아리마온천 etc 아내와 함께 떠난 간사이 여행은 단순한 휴가가 아니라 우리의 소중한 추억을 더 풍성하게 채운 특별한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준비한 해외여행이라 설렘도 컸고, 여행지를 고르는 과정부터 즐거웠다. 교토와 고베는 이미 그 자체로 매력적인 장소였지만, 우리의 발걸음과 감정이 더해져 더욱 잊지 못할 순간들이 되었다. 교토 기요미즈테라와 교토 가든 호텔 교토에서의 첫 숙소는 교토 가든 호텔이었다. 이 호텔은 교토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어 관광지로 이동하기에 매우 편리했다. 호텔에 들어서자 아담하면서도 단정한 분위기가 느껴졌고, 직원들은 친절하게 우리를 맞아주었다. 객실은 크지는 않았지만, 일본 특유의 깔끔한 인테리어 덕에 아늑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창문 밖으로 보이는 정원의 풍경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작은 연못과.. 2024. 11. 30.
뉴욕 맨하탄 생활 27(끝)-귀국 길에 샌프란시스코 방문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의 유학 생활을 마무리하고 귀국하는 길에, 나는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하는 항공편으로 2박 3일의 짧은 여행을 계획했다. 유학 생활 동안 여행할 기회가 많지 않아 샌프란시스코는 나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미국에서의 새로운 경험이자 추억을 쌓을 장소였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매력과 트램 체험 첫날,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시내로 향했다. 도시를 처음 마주했을 때 느꼈던 인상은, 뉴욕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아늑함과 독특함이었다. 무엇보다도 이 도시의 경사가 급한 길들과 이를 오르내리는 **케이블카(트램)**는 꼭 경험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였다. 영화에서 자주 보던 것처럼, 샌프란시스코의 케이블카는 도시의 아이콘과도 같은 존재였다. 나는 일부러 언덕이 많은 지역을 골라 트램을 타.. 2024. 11. 29.
뉴욕 맨하탄 생활 26-캐나다 토론토 나이아가라폭포와 토론토대학 방문 아내와 함께 떠난 캐나다 토론토 여행은 긴 여정이었지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뉴욕 맨해튼에서 출발해 메가버스를 타고 다녀온 이번 여행은 조금 불편하고 힘들긴 했지만, 새로운 나라와 도시를 경험할 수 있어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메가버스 예약과 긴 여정 토론토로 가기 위해 선택한 메가버스는 저렴한 가격 덕분에 장거리 여행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버스 시스템의 특별한 점은 가장 먼저 예약한 사람에게 단돈 1달러로 티켓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그렇게 운이 좋지는 않았지만, 꽤 일찍 예약해 왕복 티켓을 약 50달러에 구매할 수 있었다. 뉴욕 맨해튼에서 출발하는 메가버스는 주로 야간에 운행된다. 저녁 늦게 출발해 국경을 넘어 캐나다에 도착하는 데 약 12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지만,.. 2024. 11. 29.
뉴욕 맨하탄 생활 25-워싱턴 DC 줄리아 차일드 키친 방문 기록 영화 줄리&줄리아를 본 후, 줄리아 차일드에 대한 흥미가 싹트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메릴 스트립의 연기는 놀라웠다. 그녀가 줄리아 차일드의 독특한 말투와 풍부한 제스처를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내는 모습을 보고 그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사실 줄리아 차일드라는 인물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아내 덕분이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인물이라는 이유로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긴 것이다. 그러다 워싱턴에서 줄리아 차일드의 키친을 직접 볼 기회를 얻었다. 줄리아가 요리하던 그 공간을 눈앞에서 본다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아내는 워싱턴에서 방문했던 그 어떤 곳보다도 이곳을 좋아했다.미국 국립역사박물관에서는 줄리아 차일드의 사랑받던 주방을 충실하게 재현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이 전시 공간은 그녀가 레시피를 개발하고 .. 2024. 11. 28.
뉴욕 맨하탄 생활 24-워싱턴DC국회의사당, 링컨기념관, 백악관, 알링턴국립묘지 ♣ 미국 정치의 중심부에 가다-국회의사당, 링컨기념관, 백악관미국 워싱턴 D.C.에 발을 디디면서 제일 먼저 찾은 곳은 국회의사당(Capitol)이다. 멀리서부터 하얀 돔이 빛을 발하며 도시를 압도하는 이 건물은 미 의회의 심장부이자 수많은 역사적 순간들이 펼쳐진 장소다. 입구에 들어서면 돔 아래의 중앙홀(Rotunda)이 나타나는데, 이곳에는 미국의 중요한 인물과 사건들을 기리는 그림과 동상들이 가득해 정치와 역사의 결합을 강하게 느끼게 한다. 특히 '독립선언'을 그린 대형 벽화 앞에서는 그 시절의 열정과 신념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감동적이었다. 국회의사당 투어를 통해 미 정치 구조와 의회의 역할을 생생하게 배울 수 있었고, 민주주의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국회의사당에서 조금 걸어가면 거대한 석.. 2024. 11. 28.
뉴욕 맨하탄 생활 23-MoMA, 메트로폴리탄, 구겐하임 뉴욕의 예술적 성지, 세 미술관을 찾아서 뉴욕은 세계 최고의 미술관들이 모여 있는 예술의 도시다. 그중에서도 뉴욕현대미술관(MoMA),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Museum)은 각기 다른 매력과 역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이 미술관들은 각자의 독창적인 소장품과 전시로 매년 수백만 명의 방문객을 사로잡는다. 뉴욕에 머무는 동안, 대학원생이라는 신분은 예술을 더욱 가까이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혜택을 주었다. MoMA와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은 학생들에게 무료 관람 기회를 제공해, 시간만 허락한다면 언제든 마음껏 방문할 수 있었다. 이 덕분에 현대미술의 정수를 담은 MoMA와 인류 역사를 아우르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갔던 기억이 난다... 2024. 11. 28.
뉴욕 맨하탄 생활 22-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 컬럼비아대학에서의 여섯 계절 뉴욕에서의 생활은 많은 면에서 내 삶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는데, 특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과 컬럼비아대학에서의 경험이 그 중심에 있었다. 두 곳은 각각 예술과 학문의 중심지로서 나에게 풍부한 경험과 영감을 제공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서의 추억 맨해탄에 머무는 동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을 다섯 번 이상 방문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극장은 전 세계의 재능 있는 예술가들이 모이는 중심지로, 그 자체로 매혹적인 공간이었다. 대학원 학생증 덕분에 거의 무료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기에 마음껏 그 기회를 누렸다. 라 트라비아타, 아이다, 투란도트, 카르멘 같은 명작들을 현장에서 감상하는 경험은 가히 환상적이었다.1883년에 설립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클래식 오페라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작품들.. 2024. 11. 27.
뉴욕 맨하탄 생활 21-MOMA에서 뭉크와 특별전=Tokyo 1955–1970 뉴욕 현대미술관(MoMA)을 방문하면서 에드바르 뭉크와 그의 대표작 그리고 일본 도쿄의 1955–1970년대 아방가르드 특별전을 경험했다. 각각의 전시는 독창적이고 깊은 감동을 주며 현대 예술의 다양한 면모를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에드바르 뭉크와 MoMA에서 에드바르 뭉크의 를 직접 보는 순간, 그의 작품이 단순한 그림을 넘어 얼마나 강렬한 감정과 철학을 담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뭉크는 1893년 를 제작하며 자신이 자연 속에서 느꼈던 극한의 고통을 화면에 담았다. 그는 “내 혈관 속에서 자연이 절규하고 있었다. 나는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이야기하며, 이 작품이 개인적이고 동시에 보편적인 고뇌를 상징한다고 했다. 속 인물이 내뿜는 고요한 비명은 구불거리는 선들로 표현된 하늘.. 2024. 11. 26.
뉴욕 맨하탄 생활 20-여름 브루클린 윌리암스버그+ 겨울 타임즈스퀘어 카운트다운 브루클린 윌리암스버그7월 무렵 한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를 방문했다. 이곳은 뉴욕의 현대적인 감각과 힙스터 감성이 공존하는 독특한 지역이다.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에너지가 느껴졌다. 갤러리와 소규모 상점들, 그리고 거리 곳곳에서 들려오는 인디 음악은 윌리엄스버그만의 개성을 잘 보여주었다. 점심은 지역에서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먹었는데, 이곳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지역 문화를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이 되었다.뉴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 중 하나는 윌리엄스버그로 향하는 길에 만난 특별한 사람 덕분에 생겼다. 뉴욕 지하철 플랫폼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눈에 띄는 한 여성분이 타자기를 무릎에 올리고 있었다. 그녀.. 2024. 11. 25.
뉴욕 맨하탄 생활 19-블루보틀과 바베큐 파티 방문 기록 블루보틀 커피숍 방문기록 맨하탄 한가운데에 있는 블루보틀 커피숍을 처음 방문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당시 한국에는 블루보틀 커피숍이 없었기 때문에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레었다. 커피숍은 도시의 바쁜 분위기 속에서도 차분한 인테리어와 고요한 음악이 어우러져, 커피 한 잔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주문한 커피는 핸드드립으로 한 잔 한 잔 정성스럽게 내려준 것이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셨을 때 느꼈던 감정은 정말 신기했다. 마치 잘 익은 고구마에서 나는 자연스러운 단맛이 떠오를 정도로 독특한 풍미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드럽고 깊은 맛은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평소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는 나조차도 블루보틀 커피의 매력에 빠져들었으며,.. 2024. 11. 24.
뉴욕 맨하탄 생활 18-아웅 산 수치, 오르한 파묵, 슬라보예 지젝 강연회 등 컬럼비아 대학은 세계 각지의 저명한 인사들을 초청해 학문적, 문화적, 정치적 논의를 촉진하는 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강연회에서는 아웅 산 수치, 오르한 파묵, 슬라보예 지젝이 초청되어 각 분야의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었다. 이들은 정치, 문학, 철학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관점으로 청중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아웅 산 수치: 민주주의와 인권의 본질 아웅 산 수치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지도자로, 199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그녀는 군사정권에 맞서 비폭력 투쟁을 이끌며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전파해왔다.이번 강연에서는 그녀의 투쟁 경험과 민주주의의 필수적 가치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녀는 “자유는 단순히 권리가 아니라 책임”이라는 점.. 2024. 11. 23.
뉴욕 맨하탄 생활 17-볼티모어 연립주택을 찾아 볼티모어로 떠나기로 한 계기는 THE BALTIMORE ROW HOUSE라는 책이었다. 이 책은 도시의 연립주택(rowhouse)에 얽힌 200년의 역사를 다루며, 이러한 건축 양식이 볼티모어의 독특한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강조했다. 볼티모어에서 연립주택이 번창하고 보존된 이유와 그 역사적 배경에 매료된 나는 아내와 함께 여행을 계획했다. 여행 준비 과정에서 약간의 긴장이 있었다. 대학원 친구들이 볼티모어의 높은 강력 범죄율에 대해 우려하며 조심하라고 충고했고, 당시 뉴욕 맨해튼에서는 한 한인이 강도 사건 중 총격으로 목숨을 잃는 흉흉한 뉴스까지 들려왔다. 이런 이야기에 아내는 불안을 느꼈지만, 나는 신중히 여행을 준비하며 예정대로 떠나기로 했다.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타고 볼티모어로.. 2024. 11. 22.
뉴욕 맨하탄 생활 16-필라델피아 시티 홀, 독립기념관 자유의 종, 유펜 인류고고학물관 필라델피아에는 지금까지 세 번 정도 방문했다. 첫 번째 방문은 학회 참석, 두 번째는 한국근대문학의 창시자로 여겨지는 이광수의 따님을 뵈러, 세 번째는 아내와의 여행이었다. 이 세 번의 방문 때 찍은 사진을 조합해서 필라델피아 여행기를 작성한다. ♣ 시티홀, 독립기념관 자유의 종, 아이리쉬 메모리얼드디어 필라델피아에 도착해 도시의 랜드마크인 시티홀을 지나며 도시의 독특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다. 시티홀을 지나며 눈에 들어온 건 시청 맞은편에 우뚝 솟아 있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조각상이었다. 이 조각상은 펜실베이니아 프리메이슨들이 창립 250주년을 기념하며 조셉 브라운이라는 예술가에게 의뢰하여 제작한 대형 동상이다. 프랭클린이 인쇄기를 다루는 모습의 이 조각상은 그를 단순한 정치가나 외교가로만 기억하는 것.. 2024. 11. 22.
뉴욕 맨하탄 생활 15-보스턴 퀸시마켓,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벙커힐 방문 보스턴 여행의 세 번째 날은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좀 더 깊이 경험하는 여정이었다. 아침부터 북적이는 퀸시 마켓에서 시작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활기찬 분위기를 느끼고, 이어서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을 찾아가 잊을 수 없는 역사적 상처를 되새겨 보았다. 마치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듯한 그곳을 지나, 벙커 힐로 발걸음을 옮겨 독립전쟁 당시의 혁명과 저항의 흔적을 따라가며 보스턴이 간직한 독립의 열정을 새롭게 마주하는 기회를 가졌다. ♣ 보스턴 퀸시마켓: 랍스터롤과 차우더에 빠져 들다보스턴 퀸시마켓은 활기찬 분위기와 다양한 음식점으로 유명해 방문 전부터 큰 기대가 됐다. 마켓에 들어서자마자 양옆으로 늘어선 상점들과 군침 도는 음식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사람들이 오가는 소리와 음식 준비하는 소리가 어우러져 .. 2024. 11. 22.
뉴욕 맨하탄 생활 14-보스턴 하버드대학 방문 후 덕투어 보스턴 여행의 두 번째 날, 하버드대학을 방문하는 날이 다가왔다. 아내와 함께 캠브리지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설렘 속에 이동했다. 캠퍼스에 도착하기 전 근처 중국집에서 점심을 해결했는데, 솔직히 기대했던 맛과는 거리가 멀어 아쉽기만 했다. 급하게 허기를 채우고, 드디어 하버드에 발을 들였다. ♣ 하버드대학 방문보스턴 여행 중 하버드대학을 방문한 날은 유난히 화창했다. 캠브리지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창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는 동안, 이곳에서 세계적인 인재들이 모여 공부하고 있다는 생각에 묘한 감동이 밀려왔다.하버드 캠퍼스를 걷다 보면 눈에 띄는 곳이 존 하버드 동상이다. (몇 년 전에 방문한 기록을 정리하고 있는데, 문제는 사진이 남아 있지 않다! 다른 외장 하드에 있는 듯 한데 호주에.. 2024. 11. 22.
뉴욕 맨하탄 생활 13-미국 3대 미술관, 보스턴미술관 방문 보스턴 미술관 (Museum of Fine Arts, Boston) 방문 기록오늘은 보스턴 미술관을 방문하기 위해 그린 라인을 타고 보스턴 미술관 역으로 향했다. 내리자마자 바로 눈앞에 미술관이 자리하고 있어 첫인상부터 장엄한 느낌이 들었다. 보스턴 미술관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위치하며,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시카고 미술관과 함께 미국 3대 미술관으로 손꼽힌다. 규모 또한 어마어마하여 전 세계 20위 안에 들 정도로 크고, 45만 점 이상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입장료는 27달러였는데, 미술관의 크기와 소장품의 수준을 생각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느껴졌다. 미술관에 들어서자 각 전시관마다 시대와 장르를 초월한 수많은 작품들이 감탄을 자아냈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인상주의 .. 2024. 11. 22.
뉴욕 맨하탄 생활 12-예일대학 베이네케 고문서 도서관 미국에 머무는 동안 예일대학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한국에서 온 지인의 권유로 부부 동반으로 바이네케 희귀본 도서관에 다녀오게 됐다. 맨하탄에서 버스를 타고 약 3시간을 달려 뉴헤이븐에 도착했다. 맨하탄에서 뉴헤이븐으로 가니 도시에서 중소도시/시골에 간듯한 느낌이 들었다. 혼잡함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마음에 꼭 드는 도시였다. 도시 안의 유혹이 덜하니 예일대는 공부/연구에 최적화된 대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봤던 미국 대학 중에서는 코넬대학이 그 분야에서는 단연 최고였지만 말이다. 예일대학교의 바이네케 희귀본 및 원고 도서관(Beinecke Rare Book & Manuscript Library)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도서관 중 하나로, 문학, 역사, 예술, 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 2024. 11. 22.
뉴욕 맨하탄 생활 11-뉴저지 식스 플래그스 그레이트어드벤쳐 및 사파리 방문 기록 뉴욕 맨해튼의 아침은 언제나 분주했다. 한 손에는 커피를, 다른 한 손에는 네비게이션을 든 채, 뉴저지에 사는 사촌 형의 차를 빌려타고 우리는 식스 플래그스 그레이트 어드벤처로 향했다. 식스 플래그스는 세계 최대의 놀이공원 회사이며 이용객 수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텍사스주에 설립되었으며 식스 플래그스 오버 텍사스가 최초의 작품이다.  마천루 사이를 빠져나와 뉴저지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도시의 소음이 차츰 멀어지고, 창밖으로는 녹음이 우거진 풍경이 펼쳐졌다. 마음속에는 어린 시절 놀이공원에서 느꼈던 설렘과 기대감이 되살아났다.  식스 플래그스 그레이트 어드벤처 식스 플래그스 그레이트 어드벤처는 뉴저지 잭슨에 위치한 거대한 놀이공원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테마파크라는 명성에 걸.. 2024. 11. 21.
멜버른 산책 03-아스펜데일비치 방문 기록 멜버른의 서던크로스(Southern Cross) 역에서 아스펜데일비치로 향하기 위해서는 13번 플랫폼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야 한다. 기차로 약 1시간이 걸리지 않는 거리로, 도시에서 벗어나 한적한 해안 풍경을 만끽하기에 적당하다. 원래는 프랭크스턴(Frankston)을 목적지로 삼았으나, 그곳까지는 1시간 30분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 중간에 계획을 변경했다. 아스펜데일비치는 프랭크스턴 못지않게 멋진 해변이라는 소문을 들은 터라 큰 고민 없이 방향을 틀었다. 아스펜데일 역에 도착한 뒤 해변까지는 약 200m 정도 걸으면 된다. 역에서 해변까지 이어지는 길은 깔끔하고 조용하며, 해안의 바람을 느끼며 걷기에 알맞았다. 이처럼 접근성이 뛰어나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여행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이유를 알 .. 2024. 11. 20.
멜버른 산책 02-웨리비역 주변과 알토나비치 방문 기록 평일에 여유가 생겨 멜버른 주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이번 여정의 목적지는 웨리비와 알토나비치다. 웨리비는 종종 뉴스에서 이름을 들어봤던 지역으로, 한 번쯤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토나비치는 가족과 함께 가면 좋다는 추천을 받아 이전부터 리스트에 올려둔 곳이었다. 도시를 벗어나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자 하는 마음으로 떠났다.♣ 웨리비역 주변 산책 첫 번째로 방문한 웨리비역은 멜버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소도시의 한적하고 여유로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전쟁을 기념하는 기념물이었다. 이 기념물은 보어전쟁, 말라야전쟁, 한국전쟁, 보르네오전쟁을 포함한 여러 전쟁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져 있었다. 웨리비 지역 주민들.. 2024. 11. 19.
시즈오카 방문 기록-치비마루코짱 랜드, 시즈오카 오차, 후지화조원 시즈오카는 일본 혼슈 중부에 위치한 한적하고 아름다운 지역으로, 후지산이 한눈에 보이는 경치와 풍부한 자연환경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일본을 대표하는 차 생산지일 뿐만 아니라, 독특한 문화와 역사를 간직한 명소들이 많다. 특히 후지산, 이즈 반도, 시미즈항 등 관광지와 함께 일본 내에서도 독특한 매력을 가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여행은 일본인 친구의 초대를 받아 이루어졌는데, 친구의 부모님이 차로 시즈오카의 명소를 친절하게 안내해 주신 덕분에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 '마루코는 아홉살', 치비마루코짱 랜드시즈오카 시미즈구에 위치한 치비마루코짱 랜드는,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 치비마루코짱을 테마로 한 뮤지엄이다. 이 만화는 작가 사쿠라 모모코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한 코미디 .. 2024. 11. 18.
뉴욕 맨하탄 생활 10-브루클린대교, 센트럴파크, 북컬쳐, 실버문베이커리 뉴욕 맨하탄에서의 생활은 매일이 특별한 순간들로 가득했다. 이 거대한 도시에서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내 발길이 자주 닿았던 몇몇 장소들이 있다. 그곳들은 단순한 명소를 넘어, 나의 뉴욕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준 소중한 공간들이었다. 노을이 붉게 물드는 브루클린대교,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던 센트럴파크, 따뜻한 책 냄새로 나를 반겨주던 북컬처 서점, 그리고 매일 아침 신선한 빵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해주었던 실버문 베이커리까지. 이 네 곳은 뉴욕이라는 거대한 도시 속에서 나만의 쉼표를 찍어주던 장소들이었고, 그곳에서의 기억은 지금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 해가 질 무렵의 브루클린대교 브루클린대교는 뉴욕 생활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풍경을 안겨준 곳이었다. 해 질 무렵의 다리는 한 폭의 그림 .. 2024. 11. 17.
뉴욕 맨하탄 생활 09-뉴욕공립도서관 방문 기록 뉴욕의 중심부, 브라이언트 공원 옆에 우뚝 솟은 뉴욕 공립 도서관(New York Public Library, NYPL)은 뉴욕 시민들의 자부심이자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지식과 문화의 성소다. 그 외관은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한 걸음 다가가는 순간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이다.도서관 입구를 지키고 있는 두 마리의 사자상, 'Patience(인내)'**와 Fortitude(불굴)'**는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뉴욕의 정신을 상징하는 존재다. 대공황 시절, 이 사자상들은 어려운 시기를 겪는 시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상기시켜 주는 역할을 했으며, 오늘날에도 도서관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뉴욕 공립 도서관은 방대한 규모와 고풍스러운 분위기뿐만 아니라, 설립과 운영에 .. 2024. 11. 16.
뉴욕 맨하탄 생활 08-세인트 존 더 디바인 대성당 방문 기록 뉴욕 맨해튼의 암스테르담 애비뉴에 위치한 세인트 존 더 디바인 대성당(Cathedral Church of Saint John the Divine)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다. 뉴욕에서 살던 시절, 거주지에서 도보로 단 5분 거리에 있어 거의 매일 그 웅장한 자태를 마주했고, 수십 번 이상 방문하며 깊은 애정을 쌓았다. 이 대성당은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역사의 흐름 속에서 다양한 사명과 역할을 수행하며 뉴욕시와 세계에 의미 있는 흔적을 남긴 장소다.대성당은 1828년 뉴욕 주교 존 헨리 호바트의 아이디어로 처음 구상되었고, 1892년 성 요한 축일에 초석이 놓이며 본격적인 건축이 시작되었다. 이 건축물은 로마네스크, 비잔틴, 고딕 요소가 어우러진 독특한 건축 양식으로 설계되었으며, 미국에서도.. 2024. 11. 15.
뉴욕 맨하탄 생활 07-해밀턴공원 뷰와 뉴욕워터택시 해밀턴 공원에 가게 된 건 맨해튼에서 알게 된 중국인 친구 C 부부 덕분이었다. C와는 ALP 영어 수업에서 만나 친해졌는데, 그녀의 남편은 공학을 전공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세심하고 꼼꼼한 성격이었다. 맨해튼에서 머무는 동안 C 부부와 함께 저녁도 먹고 쇼핑도 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차가 없는 우리 부부를 위해 이들은 아시안 식료품점에도 데려다주며 필요한 물건들을 살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해가 저물 무렵, C 부부가 차를 가지고 우리 집 앞으로 와서 뉴저지에 있는 해밀턴 공원으로 이동했다. 그들은 특히 일몰 시간의 경관이 멋지다고 했고, 기대를 안고 도착한 공원에서 마주한 맨해튼의 전경은 정말이지 기대 이상이었다. 해밀턴 공원에 도착하자마자 펼쳐진 맨해튼의 파노라마 풍경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2024.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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