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빵을 사러 다시 찾은 리틀 이태리 라이곤 스트리트. 이번에는 특별히 처음으로 버스를 이용해 이동해 봤다. 평소에는 트램을 자주 타지만, 이번엔 다른 교통수단을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에 버스를 타기로 결정했다. 의외로 편리하게 라이곤 거리에 바로 내려줬고, 목적지인 브루네티까지는 걸어서 100미터도 채 되지 않았다.
그날은 주말이어서 그런지 거리가 제법 붐볐다. 거리 곳곳에는 사람들이 오가며,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딸과 나는 이곳저곳 구경을 하며 빵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금세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분위기가 감돌았다. 비가 내리기 전 서둘러 빵을 사기로 했다.
빵집에서 시금치빵과 피자 등을 구매한 후, 비를 피하기 위해 곧장 **브루네티 클래시코(Brunetti Classico)**로 향했다. 브루네티는 멜버른에서 유명한 카페로, 커피와 디저트가 매우 맛있기로 소문난 곳이다. 특히 이탈리아식 젤라토와 다양한 페이스트리가 인기가 많다. 딸도 기대에 부풀어 젤라토를 골랐고, 나는 오랜만에 진한 카푸치노를 한 잔 주문했다.
그런데!!
카푸치노를 한 모금 마시자마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커피가 미지근했다. 물론 맛은 좋았지만, 따뜻한 카푸치노 특유의 온도감이 없어 아쉬웠다. 바쁜 주말이라 바리스타가 실수했나 싶었지만, 그래도 브루네티에서 이런 일이 생기다니 조금 실망스러웠다. 커피의 온도가 너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브루네티에서의 실망스러운 커피 경험이었지만, 딸은 젤라토를 아주 만족스럽게 먹었다. 그 모습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커피는 살짝 아쉬웠지만, 딸과 함께하는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했기 때문이다.
사진으로는 카푸치노의 온도를 알 수 없다.
온도가 맞지 않으니 천하의 브루네티도 3점대로
추락.
카푸치노를 마시고 나서, 울월쓰(Woolworths)에 들러 문구류를 구매했다. 그동안 비가 쏟아지려던 하늘도 차츰 개기 시작했다. 우산을 쓰지 않고 다녀올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문구류를 사고 나왔을 때, 버스를 기다리려 했지만 한참 동안 오지 않아서 결국 800미터 정도를 걸어 96번 트램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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