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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벽을 넘어/국내 및 동아시아

슈리성, 우라소에구스크(요도레) - 오키나와

by DoorsNwalls 2024.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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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는 열 번이 넘게 갔는데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우라소에다.

특히 아쿠타가와 수상작 「돼지의 보복」(1996)을 쓴 마타요시 에이키 문학답사는 오키나와문학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
 

오키나와로 가는 길

 
나하에서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영어와 불어로 번역된 자신의 책을 가져와서 보여주셨다.

번역된 마타요시 에이키의 작품들

 
만남을 마치고 슈리성을 찾았다. 화재로 불 타기 전의 모습이다. 슈리성이 불에 탔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얼마나 참담했는지 모른다.

하루 빨리 복원 공사가 끝나기를 바라는 심정이다.

슈리성

 

슈리성
슈리성 매표소
슈리성 안에서

 
슈리성을 나와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류큐왕국의 왕들이 잠들어 있는 다마우돈玉陵을 찾았다.
다마우돈은 류큐왕국의 전성기인 쇼신왕尚真王 통치 시기에 지어졌다.  2000년에는 세계유산 '류큐 왕국의 구스쿠 및 관련 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2018년에는 건축물로서 오키나와현 최초의 국보로 지정되었다. 

다마우돈
다마우돈
다마우돈 외벽

 
 

 
다마우돈을 방문해 보면 류큐왕국과 일본이 얼마나 다른 문화적 층위에 있었는지를 바로 실감할 수 있다. 무덤의 형태나 문화를 보면 사후 세계를 중시하는 잉카나 마야의 풍습과 닮아 있는 것 같다.
 

우라소에성터

 
다마우돈을 보고 택시를 타고 우라소에로 향했다.
마타요시 문학의 ‘메카’라 할 수 있는 우라소에 일대는 역사적인 유적지와 미군 기지 등이 혼재돼 있는 공간이다.

우라소에성터에서 바라본 풍경
우라소에성터 가는 길

 
우라소에구스크는 15세기 무렵 왕궁이 슈리성으로 옮겨지기 이전의 류큐국·중산 역사의 무대가 된 성터다.

이곳 무덤 안에서 고려 기와가 출토돼 고려와 류쿠왕국의 교류사가 크게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삼별초가 제주도에서 류큐왕국으로 넘어왔다는 식의 설명을 하는 역사 학자도 있다.
 

우라소에 성터 왕들의 무덤
우라소에 지역

 
이 곳은 중세사에서만 중요한 곳이 아니라, 근대 이후 일본 제국의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곳이다.
그래서 곳곳에 2차세계대전과 관련된 비석이 세워져 있다.

우라소에 2차세계대전 관련 비석
우라소에구스크

 
그 중에서도 이곳에서 미군과 일본군 사이의 고지 점령전이 펼쳐진 것은 유명하다.
우라소에구스크 곳곳에는 전투의 흔적이 총알 자국이나 포 자국으로 남아 있다.

이 전투를 그린 영화가 멜 깁슨이 감독한 <헥소 고지>라는 영화다.
미군들이 줄을 내려서 부상을 입은 동료를 끝까지 구하려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 영화다.
물론 헥소고지라는 명칭은 미군이 붙인 것이다.

영화 헥소고지 포스터

 
 돌아오는 길은 택시비도 아낄 겸 걸었다.
 작가분이 자신의 작품 세계가 반경 2km안에 있다는 강렬한 말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우라소에 성터에서부터 캠프 킨저까지 걸어서 가며 주변 일대를 천천히 볼 수 있었다.

이시간도

 
오키나와 개인주택 담벼락을 보면 '이시간도'라고 쓰인 부적 같은 것을 볼 수 있다. 액을 쫓아내는 부적으로 중국의 장수 이름이 그 연원이라고 한다.
얼핏 보면 돼지 몸에 시사를 붙여 놓은 것 같기도 하다.
 
국제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사 기념품과도 닮아 있다.

오키나와 시사 기념품

 
 우라소에 일대 답사에서는 류큐왕국 시기에서부터 2차세계대전 시기 그리고 현재의 오키나와 역사를 
중층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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