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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벽을 넘어/국내 및 동아시아

사키마미술관, 나키진구스크 방문기 / 오키나와

by DoorsNwalls 2024.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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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 있는 사키마 미술관(佐喜眞美術館)은 예술 애호가라면 한 번쯤 방문해보고 싶은 특별한 공간이다. 사키마 미치오의 컬렉션이 전시된 이 곳은 미군 후텐마  기지 안에 있던 조상의 토지 1801m2를 반환 받아서 1994년에 개관했다. 유엔에서 출판한 “세계의 평화 박물관 ”에 등록될 정도로 고유성을 인정받는 곳이기도 하다.

사키마미술관은 오키나와국제대학 근처의 헌책방을 둘러본 후에 두 번인가 방문했었다.
 

 
관장인 사키마 미치오佐喜眞道夫는 구마모토 출생이지만 부모님은 오키나와 출신이다. 전쟁이 끝난 후 오키나와로 들어온 그는  우에노 마코토,케테 콜비츠, 조르주 루오 등의 컬렉션을 수집했고,  1983년에 마루키 이리, 마루키 토시를 만난 후 현재 사키마미술관 컬렉션의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을 수집할 수 있었다.

사키마미술관

 
사키마 미치오의 설명에 따르면 미술관 건물은 거북이 등 모양의 오키나와 전통 귀갑묘와 통일되는 느낌이 들도록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곳에는 마루키 이리, 마루키 토시가 그린  ‘오키나와전의 그림’이 전시돼 있다. 오키나와 전쟁의 참상을 너무도 선명하고 아프게 느낄 수 있는 그림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섬 말로 전하는 전쟁 세상'이라는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오키나와 전쟁에 초점을 맞춰서 전쟁의 비극을 담은 그림들이 전시돼 있었다.

사키마미술관
사키마미술관

 

사키마미술관

 
사키마 미술관은 단순한 미술 감상을 넘어, 평화와 인권이라는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곳이었다. 예술을 통해 전쟁의 아픔과 그로 인한 고통을 되새기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힘도 느낄 수 있다. 특히 오키나와의 역사와 문화를 잘 모르는 방문객이라도 작품을 보며 자연스럽게 비극적인 역사의 의미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던 점이 인상적이었다.
 
사키마미술관을 나와서 향한 곳은 북쪽의 나키진성터다. 사키마미술관에서 차로 가면 1시간 반 정도 쯤 걸린다. 중간에 화장실도 가고 커피도 한 잔 하며 갔더니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던 것 같다.

 
가는 길에 나고대학이 나와서 정문 사진을 찍어봤다. 예전에 나고대학 총장님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한 적도 있어서 어쩐지 친근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나고대학

 
나고대학 정문 앞을 지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키진 마을이라는 이정표와 만났다. 나키진은 오키나와작가 메도루마 슌의 고향 마을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나키진으로 가는 길

 
나키진 성터(今帰仁城跡, Nakijinjōato)에 도착!
이곳은 오키나와 본섬 북부의 모토부 반도에 위치한 유서 깊은 유적지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류큐 왕국의 성들 중 하나다. 나키진 성터는 울창한 숲 속에 자리 잡고 있어 분위기가 독특하다.
 
나키진 성은 1200년대 후반에 지어진 것이다. 산잔 시대(1322-1429) 동안 오키나와 본섬은 북부의 호쿠잔, 중부의 추잔, 남부의 난잔으로 나뉘어 있었다. 나키진은 호쿠잔 왕의 성으로 사용되었으나, 추잔이 섬을 통일하고 류큐 왕국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점령당했다. 이후 오키나와의 중심은 슈리로 왕부를 중심으로 해서 세력이 재편됐다. 오키나와의 북부 차별 등은 이이러한 역사적 사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나키진 구스크
나키진 구스크

 
성벽의 높이 등으로 보더라도 나키진성이 얼마나 견고하게 방어되고 있었는지, 세력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하고도 남는다.

나키진 구스크
나키진

 
메도루마 슌이 자란 곳, 나키진. 가는 길에 그의 소설에 나올 법한 곳을 사진으로 찍어봤다.

한 작가의 세계를 이해하려면 그가 나고 자란, 그리고 깊은 애착을 품고 있는 장소를 직접 눈으로 보고 
느껴보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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