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시의 벽을 넘어/미국 및 유럽

합스부르크의 상징 벨베데레 궁전 방문기 / 오스트리아 빈

by DoorsNwalls 2024. 9. 30.

프라하에 갈 일이 생겨 비행편을 찾아보던 중, 여러 항공사와 경유지를 검토하게 되었다. 다양한 옵션이 있었지만, 결국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핀에어의 인천-헬싱키-비엔나(빈) 경유편이었다. 가격도 적당했고, 경유 시간이 짧아 여행이 피로해지지 않을 것 같았다. 처음엔 단순히 프라하로 가는 여정의 중간 경유지일 뿐이었지만, 빈을 끼워넣으면서 예상치 못한 오스트리아 빈 여행이 내 일정에 자연스레 포함되었다. 이런 우연한 기회는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귀국편은 프라하에서 출발해 헬싱키를 거쳐 인천으로 돌아오는 여정이었다. 빈은 나에게 있어 그저 경유지일 뿐이었는데, 이번 여정 덕분에 오스트리아의 수도를 잠시나마 여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침 빈에서 체류할 시간이 짧지 않아, 도착한 첫날부터 빈 시내를 둘러볼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빈에서의 일정은 도착일을 포함해 3일 정도로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많은 곳을 돌아다니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핀에어를 타고 빈으로 가는 중에 찍은 사진
핀에어
헬싱키 공항에서

 
목적지가 프라하였기 때문에 빈에서는 도착일을 포함해서 3일만 체류할 수 있어서 그렇게 많은 곳을 돌아다닐 수는 없지만, 평소 꼭 가보고 싶었던 벨베데레궁전과 레오폴드뮤지엄을 방문하기로 했다. 레오폴드뮤지엄에 하루를 거의 다 쓸 생각이었기 때문에, 나머지 하루는 벨베데레궁전으로 정했다. 뭘 하나 봐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려서 이 이상의 일정은 무리였다. 남는 자투리 시간에는 시내 관광도 해야 했기 때문에 그렇다. 다행히 비수기에 빈을 방문해서 별 4개 짜리 호텔을 100유로도 안 되는 가격에 예약을 했다.  

비엔나 시내 슈테판 성당 앞에서

◈ 벨베데레 궁전에서 보낸 하루





첫날은 오후 늦게 빈 시내에 도착해서 시내만 잠시 둘러볼 수 있었고, 다음날 맑게 개인 날씨를 보고 궁전으로 향했다. 레오폴드뮤지엄은 비가 와도 갈 수 있기에. 벨베데레궁전을 찾는 이유 중에 클림트의 <키스>를 직접 보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 목적은 그것만은 아니었다. 합스부르크제국의 중심지이자 현대 오스트리아를 출발을 알리는 조약 등이 체결된 역사적인 장소라는 점이 더 크다. 물론 클림트의 <키스>를 보는 것도 방문 목적으로 마음 한켠에는 있었다. 구스타프 클림트 컬렉션이 궁전에 있다니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벨베데레궁전 입구

바로크양식의 걸작인 벨베데레 궁전은 1723년부터 지어서 여름 별궁으로 벨베데레 상궁을 10년만에 완성됐다고 한다.
비취색 지붕이 있는 건물이 상궁이고, 적색 지붕이 하궁인 것 같다.
 
두 궁전을 파노라마로 찍어봤다.

벨베데레궁전 파나로마
벨베데레궁전 파나로마

 
벨베데레 갤러리를 포함해서 궁전을 한 바퀴 천천히 다 돌아보는데 족히 3-4시간 사이로 걸린 것 같다.
궁전안은 오스크리아-헝가리제국의 번영을 상징하듯이 화려함과 섬세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벨베데레궁전 하궁

 

벨베데레궁전
벨베데레궁전
벨베데레궁전
벨베데레궁전
벨베데레궁전
벨베데레궁전
벨베데레궁전
벨베데레궁전
벨베데레궁전 상궁

클림트의 <키스>를 포함해서 많은 그림을 봤는데 이상하게 사진이 남아 있지 않다. 아마도 너무 많은 사람이 그림을 둘러싸고 있어서 감상만 하고 나온 것 같다. 몇 해 전에 베르사유 궁전을 보고 와서 그런지 궁전 자체에서 받은 감동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빈 시내의 리모와 매장

 
궁전을 다 보고 리모와 슈트케이스를 사기 위해 빈 시내에 있는 매장으로 이동했다. 알루미늄 케이스가 유명하지만 실용적인 대용량 플라스틱 케이스를 구매했다. 면세를 받으니 한국 시가의 1/2보다 적은 가격이 나왔다. 지금은 리모와 슈트케이스 가격이 많이 올라서 당시에 구매했던 비용으로 살 수 없다.
 
그런데!! 면세와 관련해서 프라하공항에서 문제가 터졌다. 수속 전에 면세 수속을 해야 하는 줄 모르고 짐을 모두 붙여버린 것이다. 짐을 붙이고 면세 수속을 하니 담당자가 슈트케이스가 없으면 면세를 해줄 수 없다는 것이 아닌가!? 절차를 몰랐다고 길고 긴 설명과 설득을 한 끝에 이번에만 봐준다는 식의 허가를 받았다. 진땀을 뺀 순간이기도 하다. 빈 여행에서 벨베데레궁전보다도 리모와 매장이 인상에 더 깊게 남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몇 년 전 일이니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공항에서 면세 절차를 밟을 때 꼭 산 물건을 함께 가져가야 한다! 


오스트리아 빈 여행의 마지막 날, 벨베데레 궁전에서 보낸 하루는 정말 특별했다. 시내를 잠시 둘러본 후, 맑게 개인 날씨 덕분에 벨베데레 궁전으로 향할 수 있었다. 궁전은 바로크 양식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특히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 <키스>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 중 하나였다. 하지만 나에게 벨베데레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합스부르크 제국의 중심지이자 현대 오스트리아의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장소였기 때문이다. 궁전 내부는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디테일로 가득했고, 시간을 잊을 정도로 감상에 빠졌다. 그러나 빈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건 역시 리모와 슈트케이스 일화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