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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벽을 넘어/국내 및 동아시아

규슈지역 탐방-미야자키에서 가고시마까지

by DoorsNwalls 2024. 10. 10.

가고시마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살고 있었는데, 인천-미야자키 왕복 항공권이 15만원에 나온 것을 보고 바로 예약을 했다. 미야자키에도 평소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에 항공권에서 절약한 돈으로 미야자키에서 렌트카를 빌려서 가고시마를 본 후, 가고시마 공항 근처에 반납하면 최상의 여행 코스가 나올 것 같았더.

이 예상은 적중했다. 렌트카로 미야자키에서 기리시마를 거쳐 가고시마로 들어가는 코스는 지금까지 했던 어떤 일본 여행보다도 심미적인 만족감을 주는 행로였다.
 
 미야자키 우도신궁


미야자키에서 첫 번째 행전지는 우도신궁이다. 니치난 해안가에서 빨래판 지형을 본 후에 우도신궁鵜戸神宮 으로 향했다.

미야자키현 남부에서 가장 유명한 신궁이다. 태평양으로 튀어나온 우도자키 곶의 끝에 위치한 동굴 안에 붉은색으로 칠해진 화려한 본전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독특한 신궁으로 많은 관광객을 볼 수 있다. 곶 주변에는 기암과 기이한 암석들이 이어져 있으며, 태평양의 거친 파도가 밀려와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고 있다.

미야자키 우도신궁에서
미야자키 우도신궁에서
미야자키 우도신궁에서
미야자키 우도신궁에서
미야자키 우도신궁에서

또한, 남성은 왼손으로 여성은 오른손으로 소원을 빌며 운구슬을 던져 거북이바위의 네모난 모양에 넣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운구슬은 5개에 100엔이니 저렴한 편이다.

미야자키 우도신궁에서


이 일대는 "우도"라는 이름의 국가지정 명승지로도 유명하다. 우도신궁에서 나와 향한 곳은 호리카와자료관이다.
 
호리카와자료관旧堀川資料館


호리카와자료관은 인근의 호리카와 운하의 역사적 의미를 설명해주는 곳이었다. 호리카와 운하는 2년 4개월이 넘는 공사 기간을 거쳐 1686년부터 기능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이 운하를 써서 목재를 운송하는 등 이 지역 경제의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일본의 국민 드라마 중의 하나인 <<남자는 괴로워>>의 촬영지이기도 해서, 자료관에는 그와 관련된 사진과 자료가 많이 전시돼 있다.
 

호리카와 운하 설명 안내판
호리카와 자료관에서
호리카와 자료관에서
호리카와 자료관에서
호리카와 자료관에서
호리카와다리, 남자는 괴로워 촬영 장소

 
호리카와자료관을 나오니 점심 시간이라서 차를 몰고 기리시마로 가는 길에 호젓한 식당을 발견해 그곳에서 치킨난반 정식을 시켜서 먹었다. 
 
기리시마에서 온천욕


점심을 먹고 향한 곳은  기리시마관광호텔이다. 이곳에 머물며 온천욕도 하고 느긋하게 쉬다가 가고시마로 향해 갈 예정이다. 해발 600m 이상에 위치해 있는 이곳 온천은 천손강림 전설이 전해지는 기리시마산의 품에서 솟아오르는 온천수를 제공한다. 1934년 일본에서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역이기도 하다. 기리시마산은 일본 100대 명산 중의 하나라서 차로 이동하며 바깥의 절경을 보는 즐거움도 가득하다.

 
이곳에는 대형 리조트에서부터 옛날식 온천 여관까지 다양한 숙박 타입이 있으며, 노천탕은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유형부터 멀리 사쿠라지마까지 내다볼 수 있는 전망형까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기리시마 관광호텔 온천에서

1층에 있는 노천탕에서 온천욕을 즐긴 후 커피를 마셨다. 하룻밤을 묵어갈 예정이라 2시간 가까이 온천을 하고 나왔다.

호텔은 오래전 그대로라 현대적인 편리함은 조금 덜했지만, 그래도 하루 만엔 정도의 숙박료로 온천욕까지 할 수 있어서 무척 만족스러웠다. 이곳에서 온천욕을 하며 여행의 피로를 풀고 다음날 아침 일찍 가고시마로 떠날 수 있었다.

기리시마 관광호텔에서 커피타임

 
일본의 근대를 꽃피운 사쓰마번의 슈세칸 사업을 기리는 쇼코슈세칸尚古集成館에 가다


 쇼코슈세칸은 1923년에 개관한 유서 깊은 뮤지엄이다. 본관 건물은 1865년에 선박 등을 만들 때 필요한 금속을 가공하기 위한 공장인 '슈세이칸 기계공장'으로 지어진 건물로 현존하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공장 건축물이다. 2015년에는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 유산' 자산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기도 했다. 



이 뮤지엄에서는 사쓰마번(현재의 가고시마 지역)을 지배했던 시마즈 가문의 역사와 근대화 사업 등을 소개하며, 일본인이 촬영한 가장 오래된 은판 사진(복제), 공장으로서 가동되던 당시의 기계 등 시마즈 가문과 관련된 약 1만 점의 자료를 소장 및 전시하고 있다.
 

가고시마 사쿠라지마

슈세칸에서 사쿠라지마를 바라보는 경치도 무척 좋다. 사쿠라지마는 일본의 가미가제특공대가 연습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가고시마는 메이지시대에 일본의 근대를 견인한 지역인 동시에, 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의 최후의 공격이라고 할 수 있는 가미가제 특공대의 산실이기도 하다. (지란 가미가제 특공대와 관련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다룰 예정이다)

사쓰마번의 슈세칸 사업을 기념하는 슈세칸
사쓰마번의 슈세칸 사업을 기념하는 슈세칸

가고시마 곳곳에서 만나는 사이고 다카모리
사이고 다카모리의 경천애인
가고시마에서 마신 커피

슈세칸을 본 후 가고시마 시내 호텔에 차를 세우고 체크인을 한 후, 잠시 시내를 돌아봤다. 1시간 쯤 바깥을 산책하며 곳곳에서 일본 메이지유신의 주역이자 사쓰마의 영웅인 사이고 다카모리 동상이나 상징물을 볼 수 있었다. 식당 곳곳에도 사이고 다카모리의 흔적이 있었다.
 
가고시마 시내를 산책한 후 근처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셨다. 이곳의 커피는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여행 중 느끼는 여유로운 기분 때문인지 꽤 만족스러웠다.

가고시마는 메이지 유신을 이끌었던 사이고 다카모리와 관련된 역사적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어 도시 전체가 그를 기리며 그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호텔로 돌아가 잠자리에 들었고, 다음날은 가미가제 특공대가 훈련했던 지란을 탐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