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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벽을 넘어/국내 및 동아시아

중국 단동 방문 기록-단동페리, 압록강 철교, 유람선

by DoorsNwalls 2024.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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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에 다녀왔던 단동 답사를 이제서야 정리한다. 단동 답사는 갈 때는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단동페리를 타고 가고, 귀국 길에는 대련에서 대한항공을 타기로 했다. 
 
 인천에서 단동페리를 타고 단동으로


인천에서 단동까지는 15시간 정도 걸리는 긴 여정이었다. 페리는 우등실 4인 1실을 선택했는데, 1인당 비용은 159,300원이 들었다. 처음으로 페리를 타고 국경을 넘어 해외로 나가는 경험을 하게 되어 설레는 마음으로 배에 올랐다. 하지만 승선 후, 나는 우리가 준비가 부족했음을 바로 알게 되었다. 다른 승객들은 치킨, 피자, 족발 등 각종 음식을 잔뜩 들고 페리에 타고 있었고, 이를 보면서 우리는 간단한 스낵 몇 가지밖에 준비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살짝 당황했다. 대부분의 승객들이 페리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배 안에서의 저녁 식사에 대비해 음식을 미리 준비해 온 것처럼 보였다.

인천에서 단동페리를 타고 단동으로 가는 길
인천에서 단동페리를 타고 단동으로 가는 길
인천에서 단동페리를 타고 단동으로 가는 길 : 단동페리

 
배 안에서 판매하는 음식은 가격이 상당히 비쌌고, 메뉴도 제한적이어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이 때문에 페리 여행을 할 때는 미리 충분한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페리 내부의 시설은 깔끔했고, 승객들이 머물기에는 큰 무리는 없었지만, 오랜 시간을 배에서 보내야 하는 만큼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

긴 15시간의 항해 동안, 우리는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바다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이내 긴 시간이 흐르면서 지루함도 찾아왔다. 그래도 항해가 끝나갈 무렵, 중국 땅이 서서히 눈앞에 나타나자 다시금 기대감이 차올랐다. 걱정했던 배멀미를 하지 않아서 그렇게 힘든 여정은 아니었다.
 
압록강철교, 압록강 유람선을 타고


단동에 도착한 후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압록강철교였다. 이 철교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다리로, 그 역사적 배경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철교는 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다리였지만, 이제는 그 절반이 끊어진 상태로 남아 있어 당시 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다리의 남은 절반에 서서 바라보면, 바로 맞은편에는 북한의 도시 신의주가 있다. 단동과 신의주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하고 있는데, 그 강을 경계로 두 나라의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되었다.

단동에 도착해 압록강철교로 가는 길
압록강 철교
압록강 철교 파노라마

나는 압록강철교를 직접 걸으며, 다리의 끝자락에서 북한 땅을 조금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다리 중간쯤에서 북한을 바라보면, 고요하고 정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북한 쪽의 건물들은 낡았고, 사람들의 움직임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그곳의 분위기는 매우 이질적이면서도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철교를 둘러본 후, 우리는 압록강 유람선을 타기로 했다. 유람선은 단동에서 출발해 강을 따라 흐르며 북한의 풍경을 멀리서나마 볼 수 있었다. 

압록강 유람선을 타고
압록강 유람선을 타고

유람선을 타고 북한을 바라보며, 같은 강을 사이에 두고 이렇게 다른 풍경이 존재한다는 것이 무척 흥미로웠다. 북한 쪽은 여전히 아주 오래전에 머물러 있는 듯한 모습이었고, 반면에 단동 쪽은 활기차고 현대적인 모습이었다. 이 대조적인 풍경은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압록강 유람선을 타고
압록강 철교
압록강 철교 앞에서
압록랑 철교 앞에서

유람선에서 내려 다시 압록강철교 근처를 걸어 보았는데, 이곳에서는 북한과 중국이 눈앞에서 마주하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다만 20도 정도밖에 안 되는 날씨인데 수영을 하는 단동 사람들이 있어서 꽤나 놀랐다.

압록강 철교를 걸어봤다
압록강 철교를 걸어봤다

단동에서의 여정은 압록강을 중심으로 한 역사와 현실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뜻깊은 경험이었다. 한국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는 철교와 북한과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단동의 풍경은 매우 인상적이었고, 특히 유람선을 타고 강을 건너며 북한의 모습을 지켜보는 경험은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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