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치의 중심부에 가다-국회의사당, 링컨기념관, 백악관
미국 워싱턴 D.C.에 발을 디디면서 제일 먼저 찾은 곳은 국회의사당(Capitol)이다. 멀리서부터 하얀 돔이 빛을 발하며 도시를 압도하는 이 건물은 미 의회의 심장부이자 수많은 역사적 순간들이 펼쳐진 장소다. 입구에 들어서면 돔 아래의 중앙홀(Rotunda)이 나타나는데, 이곳에는 미국의 중요한 인물과 사건들을 기리는 그림과 동상들이 가득해 정치와 역사의 결합을 강하게 느끼게 한다. 특히 '독립선언'을 그린 대형 벽화 앞에서는 그 시절의 열정과 신념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감동적이었다. 국회의사당 투어를 통해 미 정치 구조와 의회의 역할을 생생하게 배울 수 있었고, 민주주의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국회의사당에서 조금 걸어가면 거대한 석조 건축물, 링컨기념관(Lincoln Memorial)이 눈앞에 펼쳐진다. 아브라함 링컨의 자태를 담아낸 웅장한 기념비는 미국민들에게 큰 의미를 지닌 상징적인 장소이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며 앞을 둘러보니 워싱턴기념탑(Washington Monument)과 멀리 보이는 의사당까지 이어지는 경관이 인상적이었다. 링컨 동상을 앞에 두고 그의 연설문이 벽면에 새겨진 것을 보면, 인간 평등과 자유에 대한 그의 신념을 마주하게 된다. 그가 남긴 명문 '게티스버그 연설(Gettysburg Address)'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듯했다.
이어 방문한 백악관(White House)은 미국의 대통령이 거주하며 업무를 보는 곳으로, 상징성만큼이나 보안이 철저해 내부까지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백악관 앞에서 보는 이곳의 외관은 TV와 사진에서 봐왔던 것보다 더 단아하고 위엄 있었다. 외부 관람에 그쳤지만 백악관은 미국 권력의 중심이자 역사적인 결정을 내리는 곳이라는 점에서 그 존재 자체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 있는 곳이지만 차분하고 신중하게 사진을 찍는 모습들에서 미국인들이 백악관을 바라보는 존경심이 느껴졌다.
백악관 관람을 마친 후에는 알링턴 국립묘지(Arlington National Cemetery)로 향할 예정이다. 이곳은 미국의 전쟁 영웅들과 유명 인사들이 영면하는 묘지로,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가득하다고 들었다. 특히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묘와 한국전쟁 참전 용사의 묘역에 들러보려 한다.
♣ 알링턴 국립묘지와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알링턴 국립묘지의 넓은 초록 언덕을 걸어 올라가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묘역이 눈앞에 펼쳐진다. 케네디 묘역은 그의 상징적인 연설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물으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묘비 앞에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Eternal Flame)은 그의 열정과 비전이 꺼지지 않고 미국인들의 마음속에 남아있음을 상징한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묘역 주변에서 경건한 자세를 유지하며 그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특히 그가 바라던 평화와 자유를 생각하게 되는 장소로, 묘역을 찾는 순간 그의 흔적이 여전히 이곳에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남북전쟁 참전 용사 묘역은 미국 역사에 있어 하나의 커다란 전환점이 된 남북전쟁의 상처와 희생을 기억하게 하는 곳이다. 이 묘역에 묻힌 수많은 무명 용사들은 미국의 통합과 평화를 위해 생명을 바친 사람들로, 하나하나의 묘비가 미국 민주주의의 근본을 지탱하는 소중한 상징처럼 보인다. 특히 무명용사 묘지(Unknown Soldier's Tomb)에서는 날마다 엄숙한 교대식이 거행되며, 미군 경비병들이 끝없는 경의를 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남북전쟁은 미국을 분열과 혼란에서 통합과 회복으로 이끌었던 전쟁인 만큼,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미국의 통합과 희생의 의미를 깊이 새기게 한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 묘역에서는 미국과 UN군의 헌신을 기리며 참배하게 된다. 한국전쟁에서 미군 약 5만여 명과 UN군 6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 묘역은 잊힌 전쟁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알링턴 국립묘지에서는 이 전쟁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로 조성되어 있다. 곳곳에 있는 비석들은 미국의 젊은이들이 지구 반대편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역사를 보여주며, 그들의 헌신에 감사하게 만든다.
워싱턴 D.C.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역사와 정치의 중심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해준 특별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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