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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벽을 넘어/미국 및 유럽

뉴욕 맨하탄 생활 10-브루클린대교, 센트럴파크, 북컬쳐, 실버문베이커리

by DoorsNwalls 2024.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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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하탄에서의 생활은 매일이 특별한 순간들로 가득했다. 이 거대한 도시에서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내 발길이 자주 닿았던 몇몇 장소들이 있다. 그곳들은 단순한 명소를 넘어, 나의 뉴욕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준 소중한 공간들이었다. 노을이 붉게 물드는 브루클린대교,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던 센트럴파크, 따뜻한 책 냄새로 나를 반겨주던 북컬처 서점, 그리고 매일 아침 신선한 빵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해주었던 실버문 베이커리까지. 이 네 곳은 뉴욕이라는 거대한 도시 속에서 나만의 쉼표를 찍어주던 장소들이었고, 그곳에서의 기억은 지금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해가 질 무렵의 브루클린대교


브루클린대교는 뉴욕 생활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풍경을 안겨준 곳이었다. 해 질 무렵의 다리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붉게 물든 하늘 아래, 맨하탄의 스카이라인이 반짝이고,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바람이 살짝 불어오는 가운데 다리 위를 걸으며 들리는 발자국 소리는 뉴욕의 바쁜 하루 끝자락에 나만의 고요한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해가 질 무렵의 브루클린대교
해가 질 무렵의 브루클린대교
해가 질 무렵의 브루클린대교
해가 질 무렵의 브루클린대교

다리를 걸을 때마다 맨하탄에 처음 발을 들였던 날이 떠올랐다. JFK 공항에서 아내와 함께 택시를 타고 브루클린대교를 건너던 그 밤은 아직도 생생하다. 짐으로 가득한 뒷좌석, 창밖으로 펼쳐진 야경, 그리고 뉴욕 특유의 공기 냄새. 다리를 건너는 순간, “이제 정말 뉴욕에 왔구나”라는 실감이 밀려왔다. 동시에 설렘과 긴장감이 함께였다. 낯선 도시에서의 새 출발은 한편으로 두려웠지만, 꿈꿔왔던 뉴욕 생활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찼다. 113번가에 빌린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불빛들이 나에게 “어서 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가을 낙엽 속의 센트럴파크


센트럴파크는 사계절 내내 매력적이었지만, 특히 가을의 센트럴파크는 마법 같았다. 붉고 노란 낙엽이 길을 덮어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발끝에서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가 들릴 때마다 뉴욕에서의 시간이 조금씩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공원 중앙의 잔디밭에서는 사람들이 가을 햇살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었고, 벤치에 앉아 가만히 풍경을 감상하는 이들도 많았다. 카메라를 들고 이곳저곳 사진을 찍었지만, 그 모든 풍경이 카메라에 다 담기지 않을 만큼 아름다웠다.

가을 낙엽 속의 센트럴파크
가을 낙엽 속의 센트럴파크
가을 낙엽 속의 센트럴파크
가을 낙엽 속의 센트럴파크
가을 낙엽 속의 센트럴파크
가을 낙엽 속의 센트럴파크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존 레논을 추모하는 스트로베리 필즈였다. (하드디스크 어딘가에 사진이 있을 텐데 찾기가 어렵다. 찾으면 업로드 예정!) 이곳은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바닥에 새겨진 “IMAGINE” 모자이크 주위에는 항상 꽃다발과 작은 메시지가 놓여 있었다. 뉴욕을 방문하는 사람들, 특히 그의 음악과 메시지에 감동받은 이들이 이곳에 와서 마음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나는 그곳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존 레논이 노래했던 평화와 사랑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사진을 남기려 했지만, 이곳의 감동은 사진만으로는 담기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컬처(Book Culture) 서점


북컬처 서점은 뉴욕 생활 동안 홀푸드마켓과 함께 내가 가장 자주 들렀던 장소 중 하나다. 서점에 들어서는 순간 느껴지는 따뜻한 분위기와 가득한 책들 덕분에 이곳은 나만의 아지트가 되었다. 특히 책 냄새가 가득한 공간에서 책장을 넘기며 시간을 보내는 일이 너무 즐거웠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책을 사는 것만이 아니라, 책 속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북컬처(Book Culture) 서점
북컬처(Book Culture) 서점

여기서 구매한 책들은 뉴욕의 기억을 간직하게 해주는 소중한 실물이다. 책 외에도 서점에서 판매하는 티셔츠를 사서 입었던 것도 기억난다. 뉴욕의 감성을 담은 디자인은 일상에서도 작은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북컬처는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공간이 아니라, 뉴욕에서 나만의 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던 곳이었다.

 

실버문베이커리 Silver Moon Bakery & Cafe



뉴욕 생활 동안 가장 사랑했던 곳, 실버문 베이커리. (여기 사진도 하드 어딘가에 잠들어 있다. 곧 찾을 예정!) 이 작은 빵집은 아침마다 갓 구운 빵 냄새로 손님을 맞이하곤 했다. 매장에서 판매하던 크루아상과 바게트는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특별한 풍미가 있었다. 특히 가을 아침,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빵을 사 들고 공원 벤치에 앉아 있으면 세상이 멈춘 듯한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실버문베이커리 Silver Moon Bakery & Cafe

이 베이커리 근처에는 단돈 3달러에 피자를 팔던 작은 가게도 있었는데, 뉴욕 스타일의 큼지막한 피자 한 조각을 손에 들고 거리를 걷던 기억도 떠오른다. 그곳은 허름한 외관에도 불구하고 항상 사람들이 줄을 설 만큼 인기 있었다. 실버문 베이커리와 이 피자가게는 맨하탄을 떠난 후에도 가장 그리운 장소다. 빵과 피자의 맛은 물론, 그곳에서의 소박한 일상이 너무도 그립다.



브루클린대교의 노을, 센트럴파크의 낙엽, 서점에서의 고요한 독서, 그리고 실버문 베이커리의 빵까지. 뉴욕 맨하탄에서의 생활은 그 자체로 이야깃거리가 넘쳤다. 지금은 그곳을 떠났지만, 사진 한 장을 꺼내 볼 때마다 그 순간들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내가 사랑했던 맨하탄의 모습은 지금도 마음 한구석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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