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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벽을 넘어/미국 및 유럽

뉴욕 맨하탄 생활 12-예일대학 베이네케 고문서 도서관

by DoorsNwalls 2024.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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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머무는 동안 예일대학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한국에서 온 지인의 권유로 부부 동반으로 바이네케 희귀본 도서관에 다녀오게 됐다. 맨하탄에서 버스를 타고 약 3시간을 달려 뉴헤이븐에 도착했다. 맨하탄에서 뉴헤이븐으로 가니 도시에서 중소도시/시골에 간듯한 느낌이 들었다. 혼잡함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마음에 꼭 드는 도시였다.  도시 안의 유혹이 덜하니 예일대는 공부/연구에 최적화된 대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봤던 미국 대학 중에서는 코넬대학이 그 분야에서는 단연 최고였지만 말이다. 


예일대학교의 바이네케 희귀본 및 원고 도서관(Beinecke Rare Book & Manuscript Library)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도서관 중 하나로, 문학, 역사, 예술, 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고서와 원고들을 보존하는 곳이다. 1963년에 개관한 이 도서관은 희귀하고 귀중한 도서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연구자와 대중이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예일대학의 상징적인 도서관 중 하나인 이곳은 독특한 건축 양식과 함께 역사적 유산을 담은 방대한 컬렉션으로 유명하다.

예일대학 베이네케 고문서 도서관. 도서관 전면 사진은 인물 사진이 가득해서 올리지 못 한다. ㅠㅠ 고문서 도서관은 왼쪽 건물이다.

바이네케 도서관의 건축은 현대적이면서도 독창적이다. 건물 외벽은 대리석으로 덮여 있으며, 자연광이 내부로 적절히 스며들게 설계되었다. 이 특별한 대리석 벽은 빛이 지나치게 강하게 들어오는 것을 막으면서도, 안쪽에 자연스러운 조도를 유지해 도서와 문서들이 보존되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 도서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중앙에 자리한 6층 높이의 유리 타워가 눈에 들어오는데, 이 타워는 사각형 모양으로, 각 층에 수많은 고서가 차곡차곡 쌓여 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갈색빛의 오래된 책들이 빽빽이 들어찬 이 유리 타워는 마치 시간의 흐름을 담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유리 타워는 도서관의 중심에 배치되어 있으며, 이곳에 소장된 도서들의 보존을 위해 온도와 습도가 철저히 관리된다.

예일대학 베이네케 고문서 도서관
예일대학 베이네케 고문서 도서관

바이네케 도서관은 약 67만 5천 권에 달하는 방대한 희귀본 컬렉션을 자랑한다. 이 도서관에는 다양한 시기와 문화권에서 만들어진 귀중한 서적과 필사본, 역사적 문서들이 소장되어 있다. 이곳의 주요 소장품 중 하나는 구텐베르크 성경(Gutenberg Bible)으로, 이는 서양에서 최초로 인쇄된 책 중 하나로 평가된다. 15세기에 독일의 발명가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만든 이 성경은 당시 인쇄술의 발전을 상징하며, 이후 인쇄 기술이 전파되어 서양 문명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게 된 중요한 작품이다. 구텐베르크 성경은 단순히 종교적 가치뿐만 아니라 서양 인쇄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상징하는 역사적 유물로 여겨진다.

예일대학 베이네케 고문서 도서관
예일대학 베이네케 고문서 도서관에서
예일대학 베이네케 고문서 도서관에서
예일대학 베이네케 고문서 도서관에서

바이네케 도서관에는 구텐베르크 성경 외에도 이집트 파피루스, 티베트 필사본, 중세 유럽의 장서 등 다양한 문화와 역사적 배경을 가진 자료들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 역사와 관련된 소장품도 있는데, 한국 왕실 관련 희귀본 도서가 12종이나 포함되어 있어, 동아시아 역사에 관심이 있는 연구자들에게는 소중한 자료가 된다. 이 외에도, 도서관은 수백만 권에 이르는 초기 필사본과 인쇄본을 보유하고 있어, 문학과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깊이 있는 연구 기회를 제공한다.

예일대학 베이네케 고문서 도서관에서

바이네케 도서관은 예일대학교의 중요한 자산이자, 전 세계 문화와 역사를 보존하고 후대에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관이다. 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개방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희귀본 도서를 직접 접하고,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어져 온 인류의 지식을 느껴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고서와 필사본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역사와 지식이 현대까지 어떻게 전해졌는지를 체험하며 그 가치와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바이네케 도서관은 학술적 가치를 넘어 예술적이고 문화적인 의미도 지니고 있다. 도서관 내부에 설치된 유리 타워와 독특한 건축물은 방문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며,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지점에서 인간의 지식과 창의력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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