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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문 안에서/기억과 장소

하야시 후미코 기념관 / 도쿄 신주쿠

by DoorsNwalls 2024. 8. 25.

하야시 후미코 기념관을 찾은 것은 한여름이다.

신주쿠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녹음이 우거진 언덕길에 위치해 있다.

작가가 살았던 공간을 그대로 기념관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관제의 느낌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어떤 문학관은 방문해 보면 관공서 등에서 인위적으로 대충 조성해 놓은

느낌이 강한 곳도 있는데, 이곳은 조금 달랐다.

 

하야시 후미코 기념관 가는 길
하야시 후미코 기념관

 

 

 

작가가 글을 쓰며 직접 살았던 곳인지라 공간 그 자체가 문학관으로서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하야시 후미코 기념관
하야시 후미코 기념관



언덕을 조금 오르면 기념관 입구가 나온다.

저택을 나무가 에워싸고 있어서 무더운 여름인데도 그렇게 덥지는 않았다.

습한 도쿄의 여름을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녹음이 우거진 집이라 바람도 

솔솔 불어와 괴롭지 않았다.

 

하야시 후미코 기념관

만년의 하야시 후미코 등신대가 서 있다.

하야시 후미코는 젊은 시절에 궁핍한 삶을 살았는데 그건 그녀의 소설 <<방랑기>>에 충격적인 묘사로

나와 있다. 이후 돈을 모아서 유럽을 여행한 <<삼등 여행기>>도 최근 한국에 번역돼 나와 있다.

 

문제가 되는 건 그녀가 전쟁 시기에 체제 협력을 가열차게 했다는 점인데, 기념관에서 

별다른 전시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기념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녀가 쳤던 피아노와 직접 그린 자화상이었다.

 

하야시 후미코 기념관
하야시 후미코 기념관

 

 

느낌이 하도 강렬해서 넋 놓고 자화상을 응시하기도 했다.

괴로워하는 예술가의 내면이 거친 붓 터치에 그대로 담겨 있다.

하야시 후미코 기념관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곳 기념관의 모기다!

방심했다가는 검은 모기에게 피를 몇 방울 이상 주고 나와야 한다.

조금 더 있고 싶었지만 산속의 검은 모기 때문에  서둘러 나올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