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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문 안에서/기억과 장소

시가 나오야 저택 터 / 치바 아비코

by DoorsNwalls 2024. 8. 26.

일본에서 ‘소설의 신’으로 불리는 시가 나오야의 저택 터를 찾았다. 이곳은 시라카바 문학관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찾기가 매우 쉬웠다. 저택 자체는 이제 소실되어 없지만, 터가 남아있어 그곳에서 시가 나오야가 살았던 환경을 가늠할 수 있었다. 주변은 울창한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어, 저택이 과거 얼마나 좋은 환경에 있었는지를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살았다면, 스트레스 없이 글이 술술 써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물론, 이는 순전히 기분에 불과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문학과 자연이 어우러진 이 장소는, 작가의 창의력과 영감을 자극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아닐까 싶었다.

현재 이곳은 아비코시가 지정한 문화재로 보호받고 있다. 시가 나오야는 아버지와의 갈등을 피해 아비코로 이주한 후, 이곳에서 여러 대표작들을 집필하며 문학적 전성기를 보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암야행로>>는 이곳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 더욱 특별한 의미가 느껴진다.

저택 터에 서서 과거의 시가 나오야를 떠올리니, 그의 문학적 고뇌와 창작 과정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이곳에서 그가 경험했을 다양한 감정과 생각들은 그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고요함과 함께, 작가의 내면적 갈등이 그곳에 스며들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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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 터 주위에는 시가 나오야의 삶과 작품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적힌 안내판들이 있어 방문객들이 그의 업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를 기리는 공간으로서, 이곳은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여전히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는 장소가 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면서 나는 문학이 단순히 글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과 작가의 삶이 함께 어우러져 있음을 깨달았다.  그의 문학적 유산은 단순히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일본 문학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곳을 떠나기 전에 몇 분간 조용히 앉아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며, 시가 나오야가 느꼈던 감정들을 상상해보았다. 자연과 문학이 조화를 이루는 이 특별한 장소에서의 경험은, 앞으로도 내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

시가 나오야의 저택 터는 단순한 역사적 유적지가 아니라, 문학과 삶의 연결 고리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