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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벽을 넘어/미국 및 유럽

루블라냐 여행기록-이스탄불 경유 좌충우돌 출국기

by DoorsNwalls 2024.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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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블라냐대학에서 초청을 받고 루블라야에 다녀왔다. 문제는 바쁜 시기라서 5박 6일밖에 체류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항공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코로나 전 항공료의 곱하기 2배 넘는 비용이 나왔다. 주최측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인데 그쪽에서도 전체 예산에서 항공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져서 조금 곤란한 눈치였다. 다른 프로그램을 줄이는 등의 방법을 찾아서 루블라냐행은 확정됐지만 이스탄불 경유 항공료가 왕복 200만원이 넘다니! 성수기라고 해도 과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스탄불 경유 루블라냐로 가는 티켓 두 장

그렇게 루블라냐행이 시작됐는데, 문제는 인천공항 입국장에서부터 시작됐다. 항공권을 루블라냐대학이 지정한 슬로베니아 항공사를 통해서 건네 받았는데, 이들이 내 이름과 성을 거꾸로 해놓았던 것이다. 입국장에서 성과 이름이 거꾸로 됐다며 다시 항공사 카운터로 가보라고 했다. 다행히 20여분 걸려서 항공사 카운터에서 성과 이름을 제대로 바로 잡은 후에야 겨우 출국할 수 있었다. 

터키 항공 비행기
이스탄불로 가는 길

 
터키항공에 탑승한 후 12시간 정도를 날아서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시련은 티켓에 성과 이름이 거꾸로 들어가 있던 것에만 있지 않았다. 이스탄불공항에 내려서 루블라냐행 비행기를 갈아타는데까지 여유 시간이 1시간밖에 없었다. 그래서 애초에 기내용 수화물만 가지고 비행기를 탔는데, 이스탄불공항에 비행기가 20분 정도 늦게 도착하면서 여유시간은 40분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
 
이스탄불공항에서 루블라냐공항으로 


비행기에서 내리니 스튜어디스가 트랜스퍼 하는 승객에게 안내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루블라냐 가는 승객에게는 따로 짧게 한 마디를 했다.
 
Run!
 
뛰라는 것이다. 루블라냐행 탑승구가 이스탄불공항에서도 먼 쪽에 있다는 설명도 했다. 설명을 듣고 바로 뛰기 시작했다. 20여분 가까이를 이스탄불 공항 안을 뛰어다녔던 것 같다. 이미 보딩타임 마감을 10여분 이상 넘긴 시간에 탑승구 앞에 겨우 도착했다. 뛰는 사이에도 파이널 콜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비행기를 못 탈 수도 있다는 생각과, 바쁜 일정 중에 루블라냐행을 무리해서 잡은 것이 아닌가라는 후회도 조금 밀려왔다.
 

이스탄불공항에서


기내용 캐리어를 거의 들다시피해서 탑승구 앞에서 헉헉 거리는데, 터키항공 스튜어디스가 네가 마지막 승객이고 게이트가 곧 닫힌다면서 다시 뛰라고 했다. ㅠㅠ; 예전에 유학할 때 공항에 늦게 도착해서 계속 뛰어서 비행기에 겨우 탔던 악몽이 되살아났다. 그렇게 비행기에 겨우 탈 수 있었는데, 내가 탑승하자 정말로 몇 분 안 되서 비행기가 이륙했다. 몇 분 더 늦었다면 아마도 루블라냐행 비행기를 놓쳤을 것이다. 이 경험을 루블라냐에 도착해 주최측에 이야기하니 대수롭지 않게, 그렇게 되면 다음날 아침 비행기를 타고 오면 된다고 했다. 여기서는 종종 있는 일인 모양이다.

이스탄불 공항에서 루블라냐로

이런 험난한 과정을 거쳐서 루블라냐에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비행기가 루블라냐공항에 무사히 착륙하자 승객들이 약속하기라도 한듯이 모두 박수를 쳤다. 무사히 도착한 것을 기념하는 이곳의 '순박한' 문화인듯 했다. 
 
루블라냐공항에서 시내로 


험난한 과정을 거치기는 했지만 비행 자체는 난기류 없이 평안했다. 이제는 공항에서 차를 타고 주최 측에서 예약해둔 호텔로  가서 쉬는 것만 남아 있었다.  

루블라냐공항에서

 GoOpti에서 11유로에 차편을 예약했다.  GoOpti 부스를 찾아서 공항 밖으로 향했다. 루블라냐공항은 생각보다 작고 아담해서 쉽게  GoOpti 부스를 찾을 수 있었다.

goopt로 루블라냐 시내로 가는 차편을 예약했다

그런데 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밤 10시 15분 픽업편을 예약했는데, 부스에 가보니 9시 30분 차를 탈 수 있었던 것이다. 45분을 기다릴 수도 있었지만, 부스에 있는 직원에게 9시 30분 차로 바꿔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인터넷으로 예약한 것은 자신들이 해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45분을 기다리느니 새로 하나 예약하려 했더니, 그러면 기다려 보라고 한다. 5분 쯤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더니 9시 30분 차를 타라고 한다. 직원 분에게 감사하다고 이야기하고 셔틀을 타러 갔다.

루블라냐공항에서

 약 35분 정도 셔틀을 타고가자 루블라냐 시내에 도착했다. 셔틀이 호텔에서 3-4분 정도 떨어진 곳에 섰기 때문에 바로 호텔로 들어가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호텔 Mrak


 
호텔 Mrak은 주최측에서 잡아준 것이었는데 만족도가 꽤 높은 호텔이었다. 시차가 있어서 눈은 말똥말똥 했지만 내일을 위해서 샤워를 하고 짐을 정리한 후에 잠을 청했다.

Ljubljana Hotel Mrak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니 어젯밤에는 멀리 볼 수 없었던 루블라냐 시내가 훤하게 보였다.

Ljubljana Hotel Mrak

이 호텔은 작은 규모지만 침대도 괜찮고 조식이 훌륭하다. 메뉴를 골라서 요리를 부탁하면 원하는 만큼 계속 만들어다 줬다.

Ljubljana Hotel Mrak

특히 이곳 조식은 루블라냐의 신선한 과일과 치즈 등이 종류 별로 있어서, 과일러버로서 행복한 아침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아침에 따온듯한 석류가 한가득 있어서 계속 가져다 먹으니, 호텔 직원이 흘끗 쳐다봤다. 눈치를 주는 건가 싶었는데, 웃으면서 석류는 얼마든지 있으니 모자라면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다.  

Ljubljana Hotel Mrak
Ljubljana Hotel Mrak
Ljubljana Hotel Mrak
Ljubljana Hotel Mrak

호텔 Mrak에서 아침 식사를 맛있게 먹고 이제 본격적인 루블라냐 시내 답사를 시작할 시간이다. 다음날은 하루 종일 일이 있기 때문에 온종일 시내와 루블라냐성 등을 볼 예정이다. 그런데 문제는 날씨다. 비 예보가 있어서 우선 식후에 시내를 가볍게 산책했다.
 
아침 식사 후 가볍게 시내 산책


 첫 번째로 찾은 곳은 프레셰렌 광장이었다. 광장 중심에는 시인 프레셰렌의 동상이 있었고, 주변에는 분홍색 프란체스코 교회가 눈에 띄었다. 그곳에서 드래곤 다리로 이동해 다리 양옆에 있는 드래곤 조각들을 감상했다. 이어서 루블라냐 강변을 따라 산책하며, 아름다운 건축물들과 카페들이 늘어선 풍경을 즐겼다. 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 작은 광장과 시장이 나타나고, 예쁜 골목들이 이어져 유럽의 소도시 특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루블라냐 시내 관광
루블라냐 시내 관광

 

드래곤다리나 프레셰렌 동상 등에 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투비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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