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번역을 시작하던 무렵에 했던 작업이라 문장이 다소 매끄럽지 않을듯 하지만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을듯 하여 예전에 번역한 그대로 헛간에 넣어둔다. 이제 축구와의 연은 거의 끊어졌지만, 옛 정을 생각하면 한국 축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은 숨길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J리그 백년구상은 하나의 참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부과학성의 스포츠진흥기본계획(2000년 9월)은 스포츠 행정의 기본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기본계획에서 내걸고 있는 세 가지 과제중 하나는, ‘평생(平生) 스포츠 사회의 실현을 향한 지역사회에 있어서의 환경 정비충실’이다.
‘평생 스포츠 사회’라는 것은, 누구나가 각자의 체력, 연령, 기술, 흥미 혹은 목적에 맞춰서 언제나 언제까지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사회를 말한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국의 각시(各市)와 동(洞)에 적어도 하나의 종합스포츠 클럽을 육성해서 성인이 주 1회 이상 스포츠 실시율이 두명중 한 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포츠진흥기본계획’이 주창하고 있는 ‘종합형스포츠 클럽’과 ‘평생 스포츠 사회’는, J리그가 지향하고 있는 지역에 뿌리내린 스포츠클럽이며, J리그가 추구하고 있는 스포츠 라이프 그 자체이다. J리그의 이념에 맞춰 ‘스포츠 진흥 기본계획’이 책정된 것은 아니지만, J리그 이념과 국가가 걸어가야 할 방향은 같다고 하겠다.
독일에서 배운 스포츠 클럽 라이프
J리그 탄생 전으로 3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면, 동경올림픽을 4년 앞둔 축구일본대표팀은 서독(當時)의 뒤스부르크에서 강화합숙을 하고 있었다. 자작나무 숲에 둘러싸인 신록의 잔디 그라운드가 8면, 아레나(ARENA)가 3동, 연수시설, 합숙시설, 게다가 레스토랑까지. 그라운드에서는 합숙중인 200명의 아이들이 볼을 쫓았고, 아레나에서는 사람들이 발리볼로 보이는 스포츠를 즐기고 있었다. 빈약한 일본의 스포츠환경과의 커다란 차이점에 대표선수들은 경악을 넘어서 충격을 받았다.
독일에는 모든 마을에 스포츠클럽이 있으며 그 수는 전국에 8만7천개 이상이다. 어떤 작은 마을에도 규모에 맞춘 시설이 정비되어 있다. 스포츠 클럽의 회원수는 2700만인에 달하며, 국민의 네 명중 한 명이 스포츠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스포츠클럽에 더해서 독일에는 지역 별로 스포츠슈레(슈레는 학교라는 의미)라는 시설이 있으며, 선수만이 아니라 심판, 지도자, 클럽 경영자를 육성하고 강화해나가는 프로그램이 실행되고 있다. 30여년전에 일본대표팀이 합숙을 했던 곳은 뒤스브르크에 있는 스포츠슈레였다.
어째서 독일의 스포츠 환경은 이처럼 잘 정비되어 있는 것일까? 독일의 스포츠 진흥은 하드웨어면의 시설에 해당하는 ‘골든플랜’과 소프트웨어적인 면의 시책에 해당하는 ‘제2의 길‘을 두 개의 축의로 추진되어 왔다.
‘골든플랜’이라는 것은, 독일올림픽 위원회가 작성한 스포츠시설 건설 15년 계획이다. 1960년부터 실시되어 각각의 ‘마을’ 규모에 맞춰서 아이들의 놀이터, 스포츠광장, 아레나, 수영장등의 스포츠 시설이 정비되었다. 15년간 투자된 금액은 150억 마르크라고 하며, 연방정부 주정부 지방공공단체등이 각각 2할 5할 3할의 비율로 부담했다고 한다.
‘제2의 길’은 독일스포츠연맹(DSB)에 의해 1959년에 시작됐다. ‘제1의 길’이 챔피언을 겨냥한 엘리트 선수들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제 2의 길’은 아이들, 부녀자, 노인, 몸이 부자유한 사람들을 즉 일반대중에게 스포츠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독일에서는 민간스포츠 단체가 리더쉽을 발휘해서 스포츠 라이프를 지지하는 기반만들기를 하고 있으며, 그것을 정부와 지방공공단체가 재정면에서 뒷받침을 해주고 있다.
J리그는 ‘J리그 백년구상 ~ 스포츠로 보다 행복한 나라로~’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다양한 스포츠진흥시책을 실시해왔다. ‘J리그 백년구상’이 일본의 ‘골든플랜’이나 ‘제2의 길’이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많은 사람들의 지원을 얻어가면서, 노력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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