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내던 중 코니아일랜드를 방문한 기억이 떠오른다. 뉴욕 맨해튼 113번가에서 출발해 기차를 타고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긴 여정이었지만, ALP 수업을 시작한 후에 적응이 쉽지 않았던 터라 잠시나마 머리를 식히고 싶었다. 그래서 뉴욕에서 여름철에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인 코니아일랜드로 향했다.
코니아일랜드(Coney Island)는 뉴욕 브루클린 남쪽 해안에 위치한 섬이자 해변 휴양지로,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미국의 대표적인 놀이공원 지구로 명성을 얻었다. 이곳은 19세기 후반 철도와 대중교통이 발달하면서 본격적으로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당시 코니아일랜드에는 다양한 오락시설이 생겨났고, 20세기 초에 들어서는 세계 최초의 놀이공원들이 이곳에 자리 잡으며 “미국의 놀이공원 수도”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코니아일랜드는 19세기 후반 뉴욕의 해변 휴양지로 성장해, 20세기 초 루나 파크와 드림랜드 같은 세계 최초 놀이공원이 생기며 인기를 끌었다. 대공황과 화재로 쇠락했다가 재건되었지만, 1950년대 이후 교외화로 한때 침체되었다. 2000년대 재개발로 부활한 코니아일랜드는 이제 뉴욕의 상징적인 놀이공원 지구로, 머메이드 퍼레이드와 핫도그 먹기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코니아일랜드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바로 원더 휠(Wonder Wheel)이다. 1920년부터 코니아일랜드에 자리를 잡은 원더 휠은 대관람차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뉴욕시의 공식 랜드마크로 지정된 역사적인 상징이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원더 휠은 그 크기와 독특한 구조로 유명하다.
일반적인 대관람차와 달리 원더 휠은 움직이지 않는 고정형 칸과 앞뒤로 흔들리며 움직이는 슬라이딩 칸으로 구성되어 있어 탑승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이 두 가지 옵션은 탑승자의 성향에 따라 고를 수 있어, 한 번의 탑승으로도 코니아일랜드의 탁 트인 해변과 뉴욕시의 전경을 다른 시각에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맨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브루클린 해안선과 코니아일랜드의 전경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날도 탑승해 하늘 위에서 뉴욕과 대서양을 내려다보며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당시 뉴욕에서의 바쁜 일상과 ALP 수업의 부담감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탑승 순간만큼은 자유와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코니아일랜드의 상징으로서 원더 휠은 대중문화와 오락의 역사적인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으며,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왔다.
코니아일랜드의 해안가는 여름철 뉴요커들이 모여드는 대표적인 피서지 중 하나이다. 해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바다 속으로 뛰어들어 파도를 타며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 해변가에 누워 태닝을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해변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여유를 만끽하는 커플들까지,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여름날의 더위를 식히며 코니아일랜드의 해안가를 즐기고 있었다.
나도 모래사장을 걷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잠시나마 모든 걱정을 내려놓았다.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발밑으로 다가오는 시원한 물살이 기분 좋게 느껴졌고, 모래 위에 앉아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되는 순간이었다. 도시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코니아일랜드 해안가는 바다와 함께 일상을 잠시 잊게 해주는 특별한 장소로 기억에 남았다.
코니아일랜드 USA는 미국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예술 형태를 보존하고 재창조하는 데 헌신하고 있다. 이번 방문은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ALP 수업의 어려움 속에서도, 코니아일랜드에서 느낀 활기찬 분위기와 다채로운 대중문화의 매력은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을 잠시 잊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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