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클로이스터스를 방문한 날, 대학원생 혜택의 귀중함을 실감했다. 입장료가 $30인 이곳은 다행히 내가 다니는 대학원 학생증만 있으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학생증으로 뉴욕 내 공립 박물관은 모두 무료이고 오페라나 발레도 20달러 정도로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어, 유학생으로서 재정적인 여유는 부족하지만 이러한 혜택 덕분에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어 정말 행운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다닐 때는 경험하지 못했던 혜택이라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클로이스터스는 맨해튼 워싱턴하이츠의 포트 트라이언 공원 내 위치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분관으로서 중세 유럽의 예술과 건축물을 중심으로 전시하는 곳이다. 1930년대에 시작된 이 미술관의 건축은 중세 유럽의 수도원을 모방해 설계되었고, 총 네 개의 수도원 구조—쿠사, 생-길렘, 본퐁, 트리 수도원—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조각가이자 예술품 딜러였던 조지 그레이 바나드가 프랑스에서 수집한 유물들로, 이후 자본가 존 D. 록펠러가 그의 컬렉션을 구매해 이곳에 옮겨왔다.

클로이스터스는 중세 유럽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건축물과 정원, 그리고 다양한 유럽 중세 예술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관람을 하며 마치 프랑스나 스페인의 고풍스러운 수도원을 방문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미술관 내부에는 로마네스크와 고딕 시기의 건축과 예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프랑스와 스페인 등의 수도원에서 가져온 석조 장식품과 목조 조각, 태피스트리, 필사본 등이 볼거리로 가득했다. 특히 15세기 플랑드르의 유니콘 사냥 태피스트리는 이곳의 대표적인 소장품으로, 그 섬세한 직조와 장엄한 이야기성이 인상 깊었다. 또한 초기 네덜란드 예술의 대표작인 메로데 제단화는 중세의 신앙과 생활상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미술관을 둘러보며 클로이스터스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건물과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록펠러는 1927년에 프레더릭 로 옴스테드 주니어를 고용해 포트 트라이언 공원을 디자인하게 했다고 한다. 1934년부터 건축을 시작해 1938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대중에게 개방되었으며, 미술관을 둘러싼 경관을 위해 록펠러가 뉴저지 절벽 지대까지 구입해 보존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 중세 유럽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 미술관은 학생증 덕분에 아무런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


클로이스터스에서 느낀 중세 유럽의 고즈넉함을 뒤로하고 뉴욕의 활기찬 풍경 속으로 다시 들어섰다. 다음 목적지는 첼시 마켓! 맨해튼 서쪽에 위치한 이곳은, 예전에는 나비스코(Nabisco) 공장이었던 공간이 지금은 독특한 감성의 푸드 마켓으로 변모해 있었다. 고풍스러운 벽돌 건물과 현대적인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독특한 매력을 자아냈다.


클로이스터스에서 느꼈던 고즈넉함과는 또 다른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의 첼시 마켓에서 저녁을 먹고, 아주머니가 하늘을 나는 게임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도시의 벽을 넘어 > 미국 및 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욕 맨하탄 생활 07-해밀턴공원 뷰와 뉴욕워터택시 (0) | 2024.11.14 |
---|---|
뉴욕 맨하탄 생활 기록 06-뉴욕의 랜드마크, 거버너스 아일랜드 방문기 (0) | 2024.11.13 |
뉴욕 맨하탄 생활 기록 04-미국인들의 향수를 품고 있는 코니아일랜드 (0) | 2024.11.12 |
뉴욕 맨하탄 생활 기록 03- 월스트리트 탐방 (0) | 2024.11.11 |
뉴욕 첫 방문 기록-타임즈스퀘어, 록펠러센터, 컬럼비아대학, 아폴로 등 (0) | 2024.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