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 공원에 가게 된 건 맨해튼에서 알게 된 중국인 친구 C 부부 덕분이었다. C와는 ALP 영어 수업에서 만나 친해졌는데, 그녀의 남편은 공학을 전공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세심하고 꼼꼼한 성격이었다. 맨해튼에서 머무는 동안 C 부부와 함께 저녁도 먹고 쇼핑도 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차가 없는 우리 부부를 위해 이들은 아시안 식료품점에도 데려다주며 필요한 물건들을 살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해가 저물 무렵, C 부부가 차를 가지고 우리 집 앞으로 와서 뉴저지에 있는 해밀턴 공원으로 이동했다. 그들은 특히 일몰 시간의 경관이 멋지다고 했고, 기대를 안고 도착한 공원에서 마주한 맨해튼의 전경은 정말이지 기대 이상이었다.
해밀턴 공원에 도착하자마자 펼쳐진 맨해튼의 파노라마 풍경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뉴저지의 조용한 분위기와 대비되는 저 강 건너 거대한 뉴욕 시내의 빛나는 마천루들이 만들어내는 장관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해질녘이 되자 맨해튼의 고층 건물들에 붉은 빛이 드리워졌고, 시간이 지나면서 건물들의 창문에서 불빛이 켜지며 점점 황금빛으로 변해갔다. 이 장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 산책하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 이 장면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공원은 평화로움과 활기를 동시에 품고 있었다.
그런 후 나는 뉴욕 워터 택시를 타고 페리 투어를 하기로 했다. 워터택시를 타러 가는 길, 맨해튼 헬기 투어를 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헬기 옆에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고, 헬기는 정해진 시간마다 도착해 사람들을 태우고 이륙해 갔다. 짧지만 짜릿한 비행을 기대하는 표정들이 인상적이었다.
헬기가 한 대 한 대 하늘로 날아오를 때마다 맨해튼의 마천루가 배경이 되어 정말 그림 같았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헬기 투어는 약 15분에서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맨해튼과 주변 명소를 공중에서 내려다볼 수 있도록 마련된 투어로, 주요 랜드마크들을 하늘에서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고 한다.
헬기를 타고 뉴욕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도시의 전경을 즐긴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경험처럼 보였다. 비록 우리는 헬기 투어 대신 워터택시 투어를 선택했지만, 잠시나마 헬기 투어를 하는 사람들의 설렘 가득한 모습을 보며 뉴욕 여행의 또 다른 면을 엿볼 수 있었다.
뉴욕 워터택시를 처음 탑승했던 때가 떠오른다. 그때는 1인당 요금이 약 30달러였는데, 최근 요금을 보니 46달러로 인상된 것을 알게 되었다. 워터택시는 뉴욕에서 유일하게 보트를 통해 여러 관광지를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는 'hop-on/hop-off' 서비스를 제공해, 원하는 지점에서 내렸다가 다시 탈 수 있어 편리했다.
워터택시는 맨해튼의 유명한 스카이라인과 역사적인 다리들, 푸른 수변 공원을 둘러보기에 아주 훌륭한 방법이었다. 특히, 자유의 여신상과 가까워질 때는 배에 탄 모든 사람이 카메라를 꺼내 들어 멋진 장면을 담으려고 했다. 이런 순간에는 워터택시가 선사하는 뉴욕의 매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뉴욕 워터택시는 단순한 관광수단 그 이상이었다. '커뮤니티를 생각하는 운영'을 목표로 뉴욕의 수로를 존중하며 운영되고 있었으며,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워터택시에 탑승하자마자 시원한 강바람이 얼굴에 닿았고, 워터 택시는 천천히 허드슨 강을 가르며 출발했다. 첫 번째로 마주한 것은 자유의 여신상이었다. 워터 택시가 점점 가까워지자 거대한 자유의 여신상이 눈앞에 펼쳐졌고, 그 위엄있는 모습은 마치 뉴욕을 상징하는 힘과 자유를 직접 느끼게 했다. 승객들은 하나같이 자유의 여신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그 상징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페리 투어는 계속해서 맨해튼의 여러 랜드마크와 스카이라인을 따라 이동했다. 브루클린브리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 크라이슬러 빌딩 등 뉴욕을 대표하는 건물들이 하나씩 나타났고, 워터 택시 위에서 보는 도시의 모습은 마치 그림처럼 완벽했다.
건물들 사이로 펼쳐진 강의 물결은 마치 뉴욕의 에너지와 역동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맨해튼을 향해 가면서 보이는 도시의 모습은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어둠이 내린 후 도시 곳곳에서 불빛이 반짝이며 생동감을 더해주었고, 이 빛의 도시가 얼마나 활기차고 다채로운지 느낄 수 있었다.
'도시의 벽을 넘어 > 미국 및 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욕 맨하탄 생활 09-뉴욕공립도서관 방문 기록 (0) | 2024.11.16 |
---|---|
뉴욕 맨하탄 생활 08-세인트 존 더 디바인 대성당 방문 기록 (0) | 2024.11.15 |
뉴욕 맨하탄 생활 기록 06-뉴욕의 랜드마크, 거버너스 아일랜드 방문기 (0) | 2024.11.13 |
뉴욕 맨하탄 생활 기록 05-중세를 체험할 수 있는 클로이스터스 뮤지엄 (0) | 2024.11.12 |
뉴욕 맨하탄 생활 기록 04-미국인들의 향수를 품고 있는 코니아일랜드 (0) | 2024.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