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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벽을 넘어/국내 및 동아시아

시즈오카 방문 기록-치비마루코짱 랜드, 시즈오카 오차, 후지화조원

by DoorsNwalls 2024.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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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는 일본 혼슈 중부에 위치한 한적하고 아름다운 지역으로, 후지산이 한눈에 보이는 경치와 풍부한 자연환경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일본을 대표하는 차 생산지일 뿐만 아니라, 독특한 문화와 역사를 간직한 명소들이 많다. 특히 후지산, 이즈 반도, 시미즈항 등 관광지와 함께 일본 내에서도 독특한 매력을 가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여행은 일본인 친구의 초대를 받아 이루어졌는데, 친구의 부모님이 차로 시즈오카의 명소를 친절하게 안내해 주신 덕분에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마루코는 아홉살', 치비마루코짱 랜드


시즈오카 시미즈구에 위치한 치비마루코짱 랜드는,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 치비마루코짱을 테마로 한 뮤지엄이다. 이 만화는 작가 사쿠라 모모코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한 코미디 만화로, 평범한 초등학교 3학년 소녀 마루코와 그녀의 가족, 친구들이 엮어내는 따뜻하면서도 유쾌한 일상을 담고 있다. 특히 1970년대 시즈오카의 생활상을 배경으로 하여 그 시대의 문화와 풍경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어 세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는 이 작품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

'마루코는 아홉살', 치비마루코짱 랜드 가는 길

뮤지엄 내부는 여러 테마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마루코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일상을 재현한 공간, 애니메이션 오프닝의 세계관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등 다양한 전시물이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마루코의 꿈의 유원지’라는 테마 공간은 아이들에게 놀이와 체험을 제공하며, 성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장소였다.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마루코와 친구들이 다니는 학교 교실을 재현한 공간이었다. 직접 책상과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고,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과 교감을 나누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200엔이었는데, 이 가격이 아깝지 않을 만큼 세심하게 꾸며져 있었다.

'마루코는 아홉살', 치비마루코짱 랜드에서
'마루코는 아홉살', 치비마루코짱 랜드에서
'마루코는 아홉살', 치비마루코짱 랜드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작가 사쿠라 모모코의 원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이곳에서는 만화의 초안과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에서 사용된 콘티를 전시하고 있었다. 사쿠라 모모코가 직접 그린 캐릭터 스케치와 에피소드별 스토리보드에는 작가의 섬세한 감성과 유머가 담겨 있었다. 특히, 만화의 평범하고도 따뜻한 장면들이 그녀의 손끝에서 어떻게 탄생했는지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애니메이션 제작에 사용된 콘티에는 장면 전환이나 캐릭터의 움직임이 자세히 표시되어 있어,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많은 노력으로 완성되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마루코는 아홉살', 치비마루코짱 랜드에서
'마루코는 아홉살', 치비마루코짱 랜드에서

한쪽에는 사쿠라 모모코의 개인 일러스트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녀가 만화를 그리며 느꼈던 감정과 추억을 담은 그림들이었다. 특히 작가가 어린 시절 시즈오카에서 보냈던 따뜻한 기억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들은 그 자체로 감동적이었다. 이 공간은 마치 작가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하며, 방문객들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시즈오카 오차: 이와마쓰제차협회 직판장과 차밭


시즈오카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단연 오차다. 일본 차의 대표적인 생산지로서, 이곳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품질 녹차가 생산된다. 친구의 부모님은 나를 이와마쓰제차협회 직매장과 차밭으로 데려가 주셨다. 이곳의 차밭은 끝없이 펼쳐진 초록의 풍경과 싱그러운 차향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었다. 햇살 아래 반짝이는 차밭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시즈오카 오차: 이와마쓰제차협회 직판장과 차밭

이와마쓰제차협회는 깊은 증기로 찐 녹차(深蒸し煎茶)로 유명했는데, 외형보다는 차 본연의 맛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했다. 협회의 녹차는 부드러운 단맛과 둥글고 깊은 풍미가 특징이었으며, 몇 번을 우려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매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차를 시음할 수 있었고, 직원들은 차를 우릴 때의 온도와 시간까지도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시즈오카 오차: 이와마쓰제차협회 직판장과 차밭
시즈오카 오차: 이와마쓰제차협회 직판장과 차밭
시즈오카 오차: 이와마쓰제차협회 직판장과 차밭
시즈오카 오차: 이와마쓰제차협회 직판장과 차밭

또한, 이곳의 차가 고품질이면서도 저렴한 이유는 자체적으로 차밭을 관리하고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여,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차밭과 직매장을 둘러보는 동안 차 한 잔의 가치를 새롭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후지 화조원: 부엉이, 매, 꽃과 후지산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후지화조원이었다. 이곳은 이름 그대로 꽃과 새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공간으로, 자연과 교감하며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처음 입구를 들어섰을 때 한눈에 펼쳐진 형형색색의 꽃밭은 숨을 멎게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꽃들 사이를 산책하며 들려오는 새소리는 마음까지 맑아지게 만들었다.

 

후지 화조원: 부엉이, 매, 꽃과 후지산

화조원에서는 부엉이, 매와 같은 다양한 새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고, 일부 새들은 손으로 만져볼 수도 있었다. 특히 훈련된 매의 비행 쇼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하늘을 가로지르는 매의 모습은 그 우아함과 힘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이 외에도 꽃들로 꾸며진 온실, 지역 특산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후지 화조원: 부엉이, 매, 꽃과 후지산
후지 화조원: 부엉이, 매, 꽃과 후지산
후지 화조원: 부엉이, 매, 꽃과 후지산
후지 화조원: 부엉이, 매, 꽃과 후지산
후지 화조원: 부엉이, 매, 꽃과 후지산

이 화조원의 입장료는 중학생 이상 성인 기준 1,400엔, 초등학생은 700엔이었다. 장애인 등록증을 소지한 경우 각각 1,100엔과 550엔으로 할인받을 수 있었다. 이 정도 요금에 비해 화조원이 제공하는 힐링과 즐거움은 훨씬 값어치 있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시즈오카는 깊은 인상을 남긴 지역이었다. 치비마루코짱 랜드는 따뜻한 추억과 재미를 선사했고, 시즈오카 오차는 그 깊은 맛과 풍미로 내 입맛을 사로잡았다. 마지막으로 후지화조원은 자연과 교감하며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친구의 가족 덕분에 편안하고 풍요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언젠가 다시 한 번 시즈오카를 방문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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