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 여유가 생겨 멜버른 주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이번 여정의 목적지는 웨리비와 알토나비치다. 웨리비는 종종 뉴스에서 이름을 들어봤던 지역으로, 한 번쯤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토나비치는 가족과 함께 가면 좋다는 추천을 받아 이전부터 리스트에 올려둔 곳이었다. 도시를 벗어나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자 하는 마음으로 떠났다.
♣ 웨리비역 주변 산책
첫 번째로 방문한 웨리비역은 멜버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소도시의 한적하고 여유로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전쟁을 기념하는 기념물이었다. 이 기념물은 보어전쟁, 말라야전쟁, 한국전쟁, 보르네오전쟁을 포함한 여러 전쟁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져 있었다. 웨리비 지역 주민들이 이곳에서 전쟁의 역사를 기억하며 추모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기념물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니 Werribee District Historical Society and Museum이라는 건물이 보였다. 이곳은 웨리비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전시하는 장소였다. 마침 건물 외관이 독특하고도 고풍스러워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내가 방문한 날은 휴일이라 박물관 내부를 구경할 수는 없었다. 대신 건물 외관을 사진으로 담아두며 다음에 다시 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웨리비의 거리 자체도 정돈되어 있었고, 사람들의 움직임이 조용하고 느긋해 마음이 차분해졌다.
♣ 멜버른 서부에서 가장 매력적인 해변=알토나비치
웨리비를 둘러본 후, 가족들과 함께 알토나비치로 향했다.
알토나비치는 멜버른 서부에서 가장 매력적인 해변 중 하나로 유명한 곳이다. 바닷물은 잔잔하고 모래사장은 부드러워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기에 적합한 환경이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바다로 길게 뻗은 잔교였다. 잔교를 따라 걷다 보면 마치 바다 한가운데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비치로 가는 길에 빅토리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하우스 중 하나를 들러보았다. 이곳은 과거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공간으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었다.
알토나비치는 단순히 바다를 즐기는 것 이상의 다양한 매력이 넘쳤다. 이곳은 여러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레저 장소로도 유명하며, 따뜻한 날씨에는 수영을 즐기기에 완벽한 장소다. 내가 방문한 날은 다소 쌀쌀해 수영은 하지 않았지만, 넓은 모래사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모래놀이를 하며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해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 에스플러네이드(Esplanade) 역시 이곳의 매력을 더하는 요소였다. 에스플러네이드는 걷기와 자전거 타기에 적합한 길이다. 길 양옆에는 오래된 소나무들이 늘어서 있어 산책하며 느낄 수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참 좋았다.
특히 이곳은 접근성을 배려한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누구나 해변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해변에는 연중 매트가 깔려 있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쉽게 물가까지 다가갈 수 있었다.
놀이 후에는 해변 주변에 있는 공원과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곳의 놀이터는 오랜 수령의 나무들 사이에 위치해 있었고, 마치 숲 속에 있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다.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며 가족 간의 소소한 행복을 만끽했다.
알토나비치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하며 들른 곳은 해변 근처의 YOMAMA 요거트 아이스크림 가게였다. 이곳은 우리 가족의 단골 디저트 가게 중 하나로, 알토나비치를 방문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다양한 맛의 아이스크림과 신선한 토핑이 준비되어 있어,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장소였다. 쌀쌀했던 날씨에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하루의 피로를 달랠 수 있었다.
웨리비는 조용하고 역사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곳이었다.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천천히 걸으며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알토나비치는 멜버른의 다른 인기 해변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적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완벽한 장소였다.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지역 주민들의 따뜻한 배려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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