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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벽을 넘어/국내 및 동아시아46

오키나와 탐방-가카즈다카다이 공원, 구타카섬 지난 10년간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면 1년에 2번 정도는 오키나와를 방문했던 것 같다. 그렇게 된 것은 단순히 연구와 관련이 있어서만이 아니라, 오키나와에 드나들며 몇 분의 작가 및 연구자와 깊은 인연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3박 4일 정도를 방문해도 거의 매일 그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가 많다.  오키나와는 다른 일본 도시들과 달리 전차나 트램 등이 촘촘히 연결돼 있지 않다. 나하 시내에 모노레일이 깔려 있기는 하지만 갈 수 있는 곳이 제한돼 있어서 공항에서 나하 시내를 갈 때 등을 빼고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러번 오키나와를 방문하다 보면 모노레일보다는 역시 렌트카를 찾게 되는 이유다. 이번 방문에서도 나하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렌트카를 빌리러갔다. 보험까지 다 넣어서 3일에 1.2만엔 .. 2024. 10. 6.
요코하마 근대 개항지 답사 / 일본 요코하마에는 10번도 넘게 가본듯 한데 일상인 기분으로 가던 곳이라서 사진도 많이 찍지 않았던 것 같다. 지난 몇 해 동안 요코하마 근대 개항지에 초점을 맞춰서 답사를 진행하며 찍었던 사진을 중심으로 이번 글을 써보려 한다. 몇 번의 답사에서 집중적으로 돌아본 곳은 요코하마항구 주변이다. 조노하나파크, 요코하마 개항자료관, 요코하마 차이나타운, 야마시타초, 요코하마외국인묘지, 가나가와 근대문학관 등이 그곳이다. 우선 조노하나 근처에 있는 요코하마개항자료관으로 향했다. 일행중에 노 교수님이 계셔서 요코하마 역에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15분 쯤 가자 요코하마개항 자료관에 도착했다. ● 요코하마개항자료관 요코하마 개항 자료관은 야마시타공원 근처에 있는 역사 자료관으로 에도시대부터 쇼와 초기에 이르기까지 요.. 2024. 9. 29.
일본 제3의 도시 나고야 여행기 도쿄에서 인구 200만이 넘게 사는 아이치 현 나고야 시(名古屋市)에 다녀왔다. 신칸센으로 1시간 30분이면 가는 곳이지만 일이 꼬여서 야간버스를 이용해서 갔더니 5시간 넘게 걸렸다. 밤 12시 출발에 새벽 5시 반 나고야에 도착했다. 나고야는 신칸센을 타고 간사이나 규슈로 가면서 거쳐만 갔던 곳으로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흔한 생각으로 오사카, 교토 그리고 도쿄의 경우 과거와 현재의 수도라는 자부심이라도 있지만 나고야는 그다지 내세울 것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도 나고야 사람들은 일본 그 어떤 지역보다도 자부심과 정체성이 대단해 보였다. 일본에서 만났던 나고야 출신 친구는 술이 들어가면 나고야 자랑을 계속 늘어놓기도 했다. ◈나고야성으로 나고야에 도착해 전차를 타고 나고야성으로 향했다. 도.. 2024. 9. 28.
제주4·3유적지 답사-관음사, 사라봉, 목시물굴, 백조일손 코로나 전에 다녀온 지난 제주4·3유적지 답사에서는 제주 4·3 평화공원, 관음사, 사라봉, 성산포 주변, 목시물굴, 백조일손 등을 돌아봤다. 하루에 다녀온 것은 아니고 제주 출신의 K선생님의 안내를 받고 이틀 동안 모두 돌아볼 수 있었다.  제주도에는 지금까지 10번 쯤 다녀온 것 같은데 이번 답사만큼 날씨로 인해 고생한 것은 처음이었다. 일기예보에는 10~15도 쯤 되는 온화한 날씨여서 초가을 옷을 가져갔다가 낭패를 보았다. 관음사에 갈 때 눈보라가 몰아치면서 체감 온도가 영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산간에 갈 계획이 있다면 가능하면 겨울 옷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이번 답사 전에 현기영의 을 다시 읽었다. 처음 을 읽었을 때, 삼촌이라고 하니 당연히 남자를 생각했다가 읽어나가며 당황했던 기억도 .. 2024. 9. 28.
안중근 의사의 최후를 증언하는 여순감옥 방문기 / 중국 대련 여순감옥은 중국에서 만철 답사를 진행하면서 방문했던 곳이다. 만철은 남만주철도주식회사南滿洲鐵道株式會社의 줄임말로 "1906년부터 1945년까지 일제의 만주 침략과 만주 식민지 경영을 위해 존재했던 일본의 국책 회사"(우리역사넷)이다. 일본 제국은 엘리트 집단인 만철을 앞세워 중국 동북부에서 자국의 이익을 철저히 관철시켜 나가기 시작했다. 후일 중국 침략의 교두보로서 정보 수집과 영토 확장의 첨병 역할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만철이 만든 철도 및 근대 도시는 현대 중국의 국가 및 도시 형성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대련/다이렌은 특히 만철과 관련이 깊은 도시이다. 만철 답사이니 대련/다이렌은 무조건 방문해야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단동에서 중국고속철도를 타고 대련으로 향했다. .. 2024. 9. 27.
영생의 꿈을 담은 진시황릉에 가다 / 중국 서안 코로나 전에는 1년에 1-2번 씩은 중국에 갈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중국 산시성(陝西省) 서안(西安/시안)에 가게 된 것은 진시황릉(秦始皇陵)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문제는 한 여름 서안의 날씨였다. 일기예보를 보니 날씨가 한낮에는 40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서안을 안내해 준 중국인 지인은 온도는 높지만 습도가 거의 없어서 그늘로 들어가면 문제 없다는 반응이었다. 여름 무더위를 무서워하는 나로서는 약간의 공포심을 품고 서안으로 향했다. 전체 일정은 서안에서만 3박 4일을 하고 이후 고속열차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계획이었다. 첫째날 서안에서 산시성역사박물관을 보고 다음날 드디어 진시황릉으로 향했다.교과서에서만 보던 여산에 만들어진 진시황릉은 엄청난 규모라서 전체가 다 발굴된 것은 아니다. 관.. 2024. 9. 26.
전쟁의 참상을 간직한 일본군 해군사령부 참호 방문 기록 / 오키나와 이번 답사의 목적지는 일본군 해군사령부 참호다. 나하 국제공항에서 20여분 정도면 차로 도착할 수 있어 찾기 쉬운 곳이다. 이곳은 1944년 일본 해군이 판 사령부 갱도로 당시에는 450m였다고 전해진다구멍을 콘크리트와 말뚝으로 단단히 다져 미군의 함포 사격에 견디고 지구전을 계속하기 위한 지하 진지로 4000명의 병사를 수용했다. 전후 한동안 방치되었으나 여러 차례에 걸친 유골 수집 후, 1970년에 사령관실을 중심으로 300m가 복원되었다. 답사지로 이곳을 고른 이유는 일본군의 사령부 참호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지하 깊숙이 들어가는 좁은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데, 이런 구조는 폐쇄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나 또한 좁고 어두운 공간에 다소 불편함을 느꼈지만, 그.. 2024. 9. 24.
도모리 석조 대사자상과 야마노구치 바쿠 시비 / 오키나와 도모리 석조 대사자상을 방문했다. 이곳은 일본 오키나와현 야에세정에 위치한 역사적인 명소로, 오키나와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석조 사자상으로 알려져 있다. 도모리 석조 대사자는 마을을 화재로부터 지키기 위해 세워졌으며, 마을 사람들은 이 석사자가 야에세산 쪽 화재가 발생하는 방향을 바라보며 화재를 막아주기를 기원했다. 약 300년의 세월 동안 이곳에서 도모리 석조 대사자는 무엇을 지켜봐 왔을까. 도모리의 석조 대사자는 두터운 다리와 똑바르게 뻗은 등을 유지한 채, 강렬하게 불행을 막아내겠다는 의지로 꽉 다문 입을 가지고 있다. 화재로 인한 고통과 두려움에 떨었던 마을 사람들은 이 대사자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세웠고, 이 대사자는 화재가 발생하는 방향을 향해 사람들의 걱정과 불안을 온몸으로 감당하며 서 있었다.. 2024. 9. 23.
게라마 방문기-도카시키섬, 자마미섬 / 오키나와 오키나와에서 방문했던 섬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게라마 제도諸島이다. 이곳에는 두 번 방문했는데 섬 안에 섬이 많고 갈 곳은 많지만 교통편 확보가 쉽지 않아서 무척이나 고생했던 곳이다.첫 방문 때는 예약한 도카시키섬 택시가 2시간 넘게 오지 않아서 한여름 40도에 가까운  도카시키섬 선착장에서 무작정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게라마 제도 안의 도카시키섬이나 자마미섬 모두 인구가 600명 정도라서 렌트카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곳이다. 자마미섬에 갈 때는 배 편 확보도 쉽지 않아서 개인이 운영하는 모터보트를 타고 가야 했다. 몇 시간 빌리는데 2만 엔 쯤. 일행이 몇 명 있어서 큰 부담은 아니었지만 하루에 도카시키와 자마미 두 곳 모두 다 돌아보는 것은 쉬운 일정 만은 아니다.  오.. 2024. 9. 23.
사키마미술관, 나키진구스크 방문기 / 오키나와 오키나와에 있는 사키마 미술관(佐喜眞美術館)은 예술 애호가라면 한 번쯤 방문해보고 싶은 특별한 공간이다. 사키마 미치오의 컬렉션이 전시된 이 곳은 미군 후텐마  기지 안에 있던 조상의 토지 1801m2를 반환 받아서 1994년에 개관했다. 유엔에서 출판한 “세계의 평화 박물관 ”에 등록될 정도로 고유성을 인정받는 곳이기도 하다.사키마미술관은 오키나와국제대학 근처의 헌책방을 둘러본 후에 두 번인가 방문했었다.  관장인 사키마 미치오佐喜眞道夫는 구마모토 출생이지만 부모님은 오키나와 출신이다. 전쟁이 끝난 후 오키나와로 들어온 그는  우에노 마코토,케테 콜비츠, 조르주 루오 등의 컬렉션을 수집했고,  1983년에 마루키 이리, 마루키 토시를 만난 후 현재 사키마미술관 컬렉션의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을 수집할 수.. 2024. 9. 21.
제주도 이중섭미술관 방문기 최근에 제주도에 다녀오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 이중섭을 기념하는 이중섭미술관을 방문했다. 미술관이 서귀포시에 있어서 제주공항에서는 1시간 반 넘게 가야한다. 핍진한 삶을 살았지만 위대한 예술 세계를 꽃 피운 그의 세계에 빠져들고 싶은 기대감을 안고 미술관으로 향했지만 솔직히 말해 전시에서 느낀 실망감이 컸다. 미술관으로 가기 전에 그가 제주도에서 살았던 집을 방문했다. 이 집 전체에 살았던 것이 아니라 아래 사진에 있는 방을 빌려서 살았던 것 같다. 그가 살았던 작은 공간에 그의 사진과 '소의 말'이 전시돼 있다. 이곳은 동네 아이들의 사랑방처럼 쓰이는 것 같기도 하다. 둘러보는 내내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놀고 있었다. 그가 살았던 방을 보고 이중섭의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며 미.. 2024. 9. 21.
극락사, 가메가야쓰자카, 에노시마 / 가마쿠라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가마쿠라에는 지금까지 적어도 일곱 번 정도는 다녀왔던 것 같다. 조금 후회되는 것은 기록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서 기억도 사진도 많이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이번 여행에서는 가마쿠라의 아름다움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세 곳, 극락사, 가메가야쓰자카, 에노시마를 방문했다. 전통적인 문화와 자연의 경치가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주었다. 세 곳을 방문하기 전에 가마쿠라역 근처에서 일본인 지인을 만나서 식사를 하고 디저트를 먹으며 환담을 나눴다.점심으로 지인의 단골 라멘집에서 특제 미소라멘을 먹었다. 가게 주인과 환담도 나누며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디저트는 근처의 프랑스 디저트 가게에서 먹었는데 시간이 꽤 지나서 아쉽게도 어떤 곳이었는지 특정할 수 없다.@@;   .. 2024. 9. 20.